폭우에 꺾인 울산 첫 근대식 다리, 내달 복구 착수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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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 '구 삼호교' 상흔
국비 등 7억 들여 6월 전 복구
완전 통행까지는 수년 걸릴 듯
대체로 마련 놓고 정치권 공방

지난해 7울 폭우로 인해 울산 구 삼호교 일부 구간이 1m 이상 내려앉아 있다. 울산시 제공 지난해 7울 폭우로 인해 울산 구 삼호교 일부 구간이 1m 이상 내려앉아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 최초의 근대식 철근 콘크리트 교량이자 국가등록문화유산 제104호인 구 삼호교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의 상흔을 딛고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울산시는 시비를 포함해 총 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다음 달부터 붕괴 구간 철거 등 1단계 공사를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구 삼호교는 지난해 7월 3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태화강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다운동 초입 상판 약 27m 구간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며 침하했다. 현재 다리 상판은 밑으로 1m 이상 가라앉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상태로, 추가 붕괴 위험 탓에 7개월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1924년 건립된 구 삼호교는 태화강에 세워진 최초의 현대식 다리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다. 일제강점기 울산과 부산 간 군수 물자 수송을 위해 지어졌으나, 해방 이후에는 남구와 중구를 잇는 핵심 통로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시민들의 애환을 함께해 왔다. 침하 전까지 보행자 전용교로 사용되며 주민들의 소중한 산책로이자 시장을 오가는 지름길 역할을 해왔다.

울산시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오는 6월까지 파손된 27m 구간을 우선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위태롭게 매달린 상판이 추가 붕괴할 경우 교량 전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서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우기 전까지 철거를 완료하고, 나머지 구간의 안전성 여부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만큼 단순한 복구를 넘어 기존의 형태를 그대로 재현해야 해 완전 복원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복구가 장기화하면서 주민 불편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구 삼호교를 이용하던 주민들은 동선이 두 배 이상 긴 신 삼호교로 돌아가거나, 보행로가 없는 인근 차량 전용 교량을 위태롭게 오가고 있다. 중구청은 보행 안전을 위해 차량 전용 교량에 인도 데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권은 대체 통행로 확보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울산 중구의회 본회의에서 정재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옛 삼호교 대체 통행로 확보 촉구 결의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공동 발의에 이름을 올렸던 의원들조차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며 논란이 일었다. 결의안에 반대한 의원들은 울산시의 구 삼호교 복원 의지를 확인한 만큼 안전성 검토가 선행돼야 하며 결의안까지 채택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리 인근에서 만난 주민 이 모 씨는 “구 삼호교만 건너면 바로 시장이라 자주 다녔던 길이다. 다리 밑 태화강에서 연어와 황어가 노니는 모습을 구경하느라 한참을 서 있곤 했는데, 주저앉은 다리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고 통행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조속한 복구를 희망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철거된 교각을 원형대로 복원해 근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보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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