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소형 조선소서 국내 첫 ‘저연승 어선’ 신조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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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조선 3일 '세인 리' 진수식 열어
제작 어려워 그간 일본산 중고선 유통
남극해 인근 주낙으로 메로잡이 나서

아시아조선(주)은 3일 거제사업장에서 국내 최초 신조 저연승어선 ‘세인 리’호 진수식을 열었다. 세인 리호는 총길이 64m, 폭 11.6m, 깊이 6.9m에 540t급 원양어선이다. 남극해 일대에서 ‘메로(이빨 고기)’를 잡는데 특화됐다. 아시아조선 제공 아시아조선(주)은 3일 거제사업장에서 국내 최초 신조 저연승어선 ‘세인 리’호 진수식을 열었다. 세인 리호는 총길이 64m, 폭 11.6m, 깊이 6.9m에 540t급 원양어선이다. 남극해 일대에서 ‘메로(이빨 고기)’를 잡는데 특화됐다. 아시아조선 제공

경남 거제시의 한 소형 조선소가 국내 최초로 남극해에서 조업할 수 있는 저연승어선 신조에 성공했다.

아시아조선은 3일 거제사업장에서 ‘세인 리’호 진수식을 열었다.

진수식은 제작한 선박에 이름을 짓고 바다에 띄우는 이벤트다.

하피스트 박소윤 씨가 ‘대모’로 나서 손도끼로 선박과 연결된 진수줄을 잘랐다.

이는 갓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같은 의미로 선박의 안전 운항을 기원하는 의식 중 하나다.

하피스트 박소윤 씨가 ‘대모’로 나서 손도끼로 선박에 연결된 진수줄을 잘랐다. 아시아조선 제공 하피스트 박소윤 씨가 ‘대모’로 나서 손도끼로 선박에 연결된 진수줄을 잘랐다. 아시아조선 제공

세인 리로 명명된 이 선박은 총길이 64m, 폭 11.6m, 깊이 6.9m에 540t급 원양어선이다. 남극해 일대에서 ‘메로(이빨 고기)’를 잡는데 특화됐다.

메로는 수심 500~2000m에서 서식하는 심해어류다. 몸길이가 최대 2m까지 자라는 대형 어종으로 크릴과 함께 남극해의 주요 어족자원으로 꼽힌다.

심해의 높은 수압을 견뎌내 살이 쫄깃하고 지방이 풍부하다. 메로가 ‘생선계의 꽃등심’으로 불린다.

이 메로를 주로 잡아들이는 저연승 어선은 긴 모릿줄에 낚싯바늘을 단 아릿줄을 바다 밑바닥까지 늘어뜨려 조업한다.

저연승어선은 혹독한 조업 환경을 버텨야 해 선박 제작 난도가 높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그동안 일본에서 제작한 선박을 중고로 들여와 사용해 왔다.

그러다 원양어업을 전문으로 하는 정일산업이 2024년 해양수산부 주관 ‘원양어선 안전펀드’ 대상자로 선정되자 아시아조선에 새 선박 건조를 의뢰했다.

이 펀드는 노후 원양어선 대체 건조를 지원하는 제도다. 건조 금액의 최대 50%를 15년간 무상 융자로 지원한다.

거제시 사등면 아시아조선(주) 사업장 전경. 아시아조선 제공 거제시 사등면 아시아조선(주) 사업장 전경. 아시아조선 제공

2009년 설립된 아시아조선은 연안여객선으로 시작해 고부가 특수선으로 역량을 확장한 강소 조선소다. 최근엔 700t급 해양조사선, 전기추진유람선, 150t급 소방정, 5000마력 예인선 등 다양한 선종을 건조하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독일국제협력공사(GIZ)가 발주한 480t급 풍력추진보급선을 완성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선박은 범선에 사용되는 돛과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선으로 남태평양에 있는 마셜군도(Marshall Islands) 정부에 무상 양도돼 운항 중이다.

이날 진수한 세인 리호는 승선원 43명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최첨단 장비와 함께 내빙등급(ICE CLASS) ‘IC’ 인증까지 마쳤다.

선박은 주요 설비 탑재, 내장 마감 등 마무리 작업 후 3월 중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아시아조선(주)은 3일 거제사업장에서 국내 최초 신조 저연승 어선인 '세인 리'로 진수식을 열었다. 아시아조선 제공 아시아조선(주)은 3일 거제사업장에서 국내 최초 신조 저연승 어선인 '세인 리'로 진수식을 열었다. 아시아조선 제공

전망도 밝다. 최근 노후 저연승어선 교체 수요 증가로 매년 1척 이상 발주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조선은 이미 작년 9월 또 다른 원양어선업체인 홍진실업(주)으로부터 같은 선종을 수주해 건조 중이다.

아시아조선 김상기 회장은 “국내 최초로 설계, 건조하는 선박이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구성원 모두가 똘똘뭉쳐 슬기롭게 극복해 냈다”면서 “최고 품질과 최대 성능으로 완벽하게 완성해 내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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