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 재개발 공사, 아이들 통학로 막았다
남구 대연중 인근 아파트 재개발
학교 주진입로 폐쇄한 채 공사판
구간 단절 후문 통학로 위험천만
등하교 때 공사 차량 제한 요청에
조합은 “공기 못 맞춘다”며 거부
2일 오전 부산 남구 대연중학교 통학로가 인근 대연3구역 재개발구역 공사로 폐쇄되거나 좁아져있다. 개학을 앞두고 학생들의 통학 안전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수빈 기자 bysue@
부산의 한 중학교 통학로에서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며 다음 달 개학을 앞둔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학교 측은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통학로 내 공사 차량 통행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조합 측은 공사 일정상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개학 이후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2일 오전 부산 남구 대연중학교 후문으로 이어지는 통학로. 도로 한편에서는 대규모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 현장과 통학로 사이에는 얇은 가벽이 세워졌고, 그 옆으로 ‘ㄷ’자 형태의 볼라드가 듬성듬성 설치돼 보·차도를 구분하고 있었다. 이 구간은 급경사지인데 볼라드는 성인 여성 허벅지 높이에 그쳤다. 내리막길을 주행하는 차량이 보도 쪽으로 미끄러질 경우 보행자 안전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
일부 구간에는 볼라드마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보도로 쓰여야 할 공간에는 공사 자재가 빼곡히 깔려 있어 보행자는 볼라드 바깥으로 빠져나와 차도로 통학로를 지나야 했다. 가벽과 볼라드가 없고 보도에 공사 자재가 뒤섞인 구간은 공사 현장과 통학로의 경계가 흐려진 모습이었다.
대연중학교에 따르면 학교 정문과 정문·후문을 연결하는 도로는 겨울 방학에 맞춰 진행되는 공사로 인해 오는 5월까지 폐쇄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통학로 일부 구간이 단절된 후문이 학교로 통하는 사실상 유일한 길이다.
방학에도 등교하는 배구부 학생 9명과 도서관 이용을 위해 학교를 찾는 학생은 후문을 통해 학교를 오가고 있다. 통학로에 재개발 공사가 추진되며 학교는 학생 안전을 위해 이번 겨울 학기 방과후 프로그램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음 달 개학이 다가오면 후문 통학로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라 학교는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우려한다. 통학 셔틀버스와 교직원·학부모 차량은 물론 출근길에 나서는 일대 지역 주민 차량까지 후문에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형 공사 차량까지 후문 통학로를 이용하면 보행 학생과 차량이 뒤섞이며 사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이에 학교와 학부모운영위원회는 지난달 조합 측에 등교(오전 7~9시)와 하교(오후 3~5시) 시간만이라도 통학로에 공사 차량 통행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조합 측은 공사 일정을 맞춰야 해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조합 측은 오는 5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공사 차량 통행 제한 수용 여부와 다른 통학 안전 대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대연중 통학로 일대에 등하교 시간 공사 차량을 통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합 측에 등하교 시간 차량 운행을 제한해달라는 요청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 내용을 담아 교육환경평가서를 작성하라고 공지했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