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스타 산실’ 부산 배구 명문 남성여고 배구부 ‘존폐 기로’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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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전통 지역 대표 학교 운동부
감독 선임 두고 학교-학부모 이견
3학년 졸업, 1학년 대거 전학 가
남은 선수 없어 미운영 상태 전환
박정아·양효진 등 스타 선수 배출

부산의 명문 운동부인 남성여고 배구부가 존폐 기로에 섰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전국체전 여자 고등부 배구 종목에서 3위에 오른 남성여고 배구부. 남성여고 제공 부산의 명문 운동부인 남성여고 배구부가 존폐 기로에 섰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전국체전 여자 고등부 배구 종목에서 3위에 오른 남성여고 배구부. 남성여고 제공

최근까지 전국체전 등 주요 대회에서 입상한 부산 배구 명문 남성여자고등학교 배구부가 존폐 기로에 섰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학교 측과 학부모들이 갈등을 빚으며 선수들이 대거 떠나면서다. 가까스로 해체는 면했지만 다시 선수단이 꾸려지기 전까지 장기간 운영 중단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 중구 남성여고 배구부는 최근 미운영 상태로 전환됐다. 선수 부족으로 정상적인 팀 운영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명이었던 배구부 선수는 현재 1학년 1명뿐이다. 최근 1학년 선수 4명이 잇따라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지난해까지 뛰었던 3학년 선수들은 졸업을 앞두고 있고, 2학년 선수들은 원래 없었다.

갑작스러운 선수 이탈의 배경에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학교 측과 학부모 사이의 이견이 있다. 학교 측은 지난해부터 새 감독 인선에 나섰다. 2012년부터 남성여고 배구부를 지도해 온 현 감독은 정년에 도달해 다음 달 물러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오는 3월부터 부임 예정이었던 신임 감독의 경력이 짧고 지도력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임에 반대해 왔다. 일부 학부모들은 신임 감독에게 선수 지도를 맡기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남성여고 배구부에서 뛰었던 한 선수의 학부모는 “학교 측은 논의 과정에서 학부모들과 협의하려는 의지 없이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감독 선임 방침을 고수했다.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발된 감독과 일방적으로 계약하지 않으면 법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결국 1학년 선수 4명은 최근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배구부 운영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성여고로 진학할 예정이었던 중학생 선수들도 결국 입학을 포기하고 다른 학교로 갔다.

이 과정에서 부산시교육청이 학교, 학부모와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배구부의 오랜 전통을 고려해 해체 대신 당분간 미운영 상태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학교 측에서는 선수를 새로 모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남성여고 배구부는 1945년 9월 창단했다. 현재 경남여고와 함께 부산에 두 곳뿐인 고등학교 여자 배구부다. 2024년 대통령배 준우승, 지난해 전국체전 동메달 등 최근 실적도 화려하다. 박정아, 양효진 등 국가대표 선수를 다수 배출하기도 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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