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2 ‘아재 맹수’ [키워드로 트렌드 읽기]
넷플릭스 제공
지난달 방영을 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2’가 다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심사위원인 백종원을 둘러싼 논란으로 프로그램 공개 직전까지 적잖은 우려가 제기됐지만, 전작의 성공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연출과 구성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을 또 한번 사로잡았다. 앞서 시즌1에서는 팀 대결 도중 갑자기 동료 1명을 방출시키는 투표를 진행하는 깜짝 룰이 등장하는 등 프로그램 구성에서 일부 출연자가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 때문인지 제작진은 시즌1에서 제기된 비판을 상당 부분 수용해 ‘오직 맛으로 압도한다’는 슬로건에 더 집중했다.
당장 흑수저 팀과 백수저 팀의 대결부터 총 3라운드로 구성해 심사 인원을 단계적으로 줄이되 배점을 높이는 식으로 개선됐다. 팀원 수도 똑같이 작위적으로 맞추지 않고, 라운드별로 참가 인원을 다르게 하면서 중복 출전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인원 유불리 문제도 보완했다. 재료 선점 같은 요리 외적 변수를 줄이고 팀 요리에 집중하도록 했으며, 출연자들이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요리사들의 다양한 면모가 부각되면서도, 사제지간이나 같은 계열 셰프들이 다음 대결 상대로 다시 만나는 등 시청자들이 경연에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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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가장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은 백수저로 출연한 40년 경력의 한식 조리기능장 임성근이다. 초반에는 ‘한식대첩 시즌3’ 우승자 출신임에도 많은 분량이 부여되지 않았지만, 100인 분의 요리를 준비하는 팀 대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거짓말을 조금 하면 5만 가지 소스를 알고 있다”며 유명 셰프들 사이에서도 유달리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식대가 임성근의 모습을 처음 본 시청자들은 서바이벌 속 흔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 캐릭터로 예상했지만, 정밀한 계량 없이 단시간에 뚝딱 만든 소스가 결정적인 승리를 이끌자 실력이 증명된 호감 캐릭터로 단숨에 급부상했다.
누리꾼들은 흑수저 출연자 ‘아기 맹수’에 빗대 임성근에게 ‘아재 맹수’라는 별명까지 붙였고, 그가 출연한 10년 전 ‘한식대첩3’ 영상을 찾아보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후 공개된 2인 흑백연합팀 대결에서도 임성근은 파트너와 함께 시끌벅적하게 조리대를 오가면서 다른 참가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요리를 마무리했다. 서바이벌에서 가장 먼저 탈락하기 좋은 모양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고, 이 역시 빠른 손놀림과 연륜을 바탕으로 계산된 전략이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