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대성 포항성결교회 선교사 “10여 년째 아프리카서 의료봉사… 훨씬 더 귀한 것들을 받았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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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이태석봉사상 수상자 선정
고 이태석 신부의 인제대 의대 후배
탄자니아서 병원 건립·의료인 교육
케냐에선 엑스레이실·보건지소 추진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15회 이태석봉사상’ 수상자인 이대성 선교사가 케냐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15회 이태석봉사상’ 수상자인 이대성 선교사가 케냐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험한 곳에서 어려운 이들을 돕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많다는 거다. 10여 년째 아프리카의 가난한 땅에서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는 이대성 포항성결교회 선교사도 같은 대답을 했다.


“제가 사랑을 나눴다기보다, 그분들을 통해 더욱 큰 사랑을 받고 누리며 살았습니다.”

오는 15일 부산시청에서 열리는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의 ‘제15회 이태석봉사상’ 시상식에서 이 선교사가 수상을 할 예정이다. 부산 사직고를 나와 인제대 의대를 졸업했으니, 이 선교사는 이태석 신부의 의대 후배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에서 봉사를 하는 것도, 이 신부의 뒤를 이은 셈이다. 이 선교사는 “수많은 조력자가 있어 지금의 활동이 유지되고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1997년 의대를 졸업하고 전공의 생활을 거쳐 대형병원 외과 과장이 됐다. 그러다 2014년 아내와 자녀들을 데리고 탄자니아로 떠났다. 그의 오래된 꿈이었다고 한다. 이 선교사는 “어릴 적 몸이 좋지 않아 병원 신세를 많이 졌는데, 의사와 간호사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며 “고등학생 때 진로 고민을 하면서 기도하던 중, 의료인이 돼 아프고 소외된 자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아프리카에서 자신의 의술이 더 귀하게 쓰이리라 생각했고, 실제로 탄자니아에 도착해보니 그러했다고 이 선교사가 말했다. 절실한 사람들이 많았다. 무상 의료를 펼치고, 환자를 찾아서 오지로 떠나기도 했다. 병원을 만들고, 의료인들을 교육했다. 2017년부터는 케냐로 거처를 옮겨 가난한 이들을 고치고 살리는 일을 이어오고 있다.

이 선교사는 보람된 순간에 대해 “같이 활동하는 사회복지사 동료가 나로 인해 가치관이 많이 바뀌어, 일상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고 말해준 게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선한 영향력이 퍼지는 것을 느낀다는 건 분명 뿌듯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보람되지만 힘든 길임을 부인할 수 없다. 가족은 가장 든든한 지지자이지만, 그들의 고생이 눈에 밟히지 않을 수가 없다. 언어 장벽은 여전히 높고, 고된 업무에 몸도 많이 지쳤다. 한국에 들어오면 병원을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이 선교사는 “초기에 말라리아, 장티푸스 같은 여러 질환 겪었고, 지금도 녹내장, 갑상샘 기능저하증, 당뇨 초기 질환으로 육신의 고통을 겪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힘듦을 극복하는 힘은 역설적으로 ‘죽음’을 떠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오지로 의료봉사를 가는 길에 권총 강도들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돈과 음식을 뺏기고 겨우 풀려나 봉사를 마쳤다는 이 선교사는 “그 사건 이후 늘 죽음을 준비하면서 살아가려 한다. 우리는 모두 죽는데, 그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며 “(죽음을 떠올리면) 지금 주어진 시간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선교사는 케냐에서 자원봉사 중인 병원에 엑스레이실을 만드는 것을 추진 중이다. 봉사 중인 지역에 작은 공공 보건지소를 만드는 꿈도 가지고 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이런 노력은 일방적인 나눔이 아니라, 행복을 주고받는 공유의 과정이다. 이 선교사는 “안정적인 물질과 사회적 위치를 내려놓고 봉사하는 것에 다들 칭찬을 하지만, 훨씬 더 귀한 것들을 배우고 받고 있다”며 “(나눔의 삶을 통해) 내면의 평화와 기쁨, 감사를 배우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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