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당 양도금 ○○만 원”… 온라인서 웃돈 붙은 연말연시 콘서트·식당 암표 ‘기승’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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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원부터 수십만 원 웃돈 붙어
임영웅 공연 정가보다 8만 원 비싸
파인다이닝 많은 서울 되팔기 극성
온라인 법적 규제 여전히 ‘사각지대’
법 개정과 함께 수사도 확대돼야

연말연시 외식 수요가 늘고 유명 가수 콘서트가 열리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내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내년 2월 임영웅 콘서트 좌석이 정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캡처 연말연시 외식 수요가 늘고 유명 가수 콘서트가 열리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내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내년 2월 임영웅 콘서트 좌석이 정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캡처
연말연시 외식 수요가 늘고 유명 가수 콘서트가 열리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내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안성재 셰프 ‘모수 서울’ 예약권에 양도금 20만 원을 얹어 판매 중인 모습.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캡처 연말연시 외식 수요가 늘고 유명 가수 콘서트가 열리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내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안성재 셰프 ‘모수 서울’ 예약권에 양도금 20만 원을 얹어 판매 중인 모습.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캡처
연말연시 외식 수요가 늘고 유명 가수 콘서트가 열리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내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다음 달 부산을 찾는 가수들의 콘서트 가격이 정가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캡처 연말연시 외식 수요가 늘고 유명 가수 콘서트가 열리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내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다음 달 부산을 찾는 가수들의 콘서트 가격이 정가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캡처

연말을 맞아 연인과 식사하려던 심영훈(27·부산 기장군) 씨는 최근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식당 예약에 실패했다. 심 씨는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 20만 원을 주고 고급 레스토랑 예약권을 샀다. 하지만 예약자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곤 결국 식사를 포기했다.

연말연시 외식 수요가 늘고, 유명 가수 콘서트가 잇따라 열리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앱과 사이트 등에서 암표 판매가 기승을 부린다. 적게는 수만 원부터 수십만 원까지 웃돈이 붙지만, 여전히 온라인 암표 거래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다.

30일 요식·공연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티켓베이 등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엔 연말 콘서트와 유명 레스토랑 식당 예약권을 양도한다는 글이 다수 게재된 상태다. 판매자들은 “사정이 생겨 갈 수 없다”고 글을 올리거나 특정 좌석과 좌석당 가격만 표기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를 양도하고 있다.

문제는 양도 가격이 정가보다 높은 경우가 다수라는 점이다.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이찬원, 이문세, 이수 등 가수 콘서트는 정가인 15만~17만 원보다 3만 원가량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내년 2월 예정된 임영웅 부산 콘서트는 정가는 최대 17만 6000원이지만, 장당 최대 25만 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서울에선 이달 넷플릭스에 공개된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 2’의 폭발적 인기와 맞물려 식당 예약권 되팔기가 극성이다. 30일 기준 중고거래 플랫폼엔 안성재 셰프가 운영하는 ‘모수 서울’ 등을 포함한 파인다이닝 식당 예약 양도 글이 ‘양도금 10만~20만 원 수준’으로 수십 개 올라온 상태다.

암표 거래는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암표신고센터에 따르면 암표 신고는 2020년 359건에서 지난해 2224건으로 6배 넘게 늘었다.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콘서트 관람권을 반복 판매하는 계정을 정지하거나 게시글을 삭제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이를 회피하는 방법도 있어 근본적 대책이 부족하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연락한 뒤 실제 거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을 통할 경우 티켓 거래 기록이 남지 않아 계정을 조치할 방법이 없다.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입장권 부정 구매·판매 행위를 금지하고, 판매금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시점이 미지수인 데다, 식당 예약권과 숙박권은 여전히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과 함께 암표 거래 신고가 실제 수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명예교수는 “암표신고센터가 설치되고 법률 개정안이 추진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이것이 실제 수사와 이어져야 효과가 있다”며 “법 개정안에 최대한 많은 암표 거래 형태를 추가하고, 암표신고센터와 경찰이 업무 협약을 맺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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