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김해 고인돌, 천신만고 끝 역사공원
구산동 지석묘 정비 공사 재개
탐방로 등 마련 내년 초 개방
경남 김해시는 지난해 중단된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을 올해 8월 재개했다. 이곳에는 역사공원이 조성돼 내년 초 문을 열 예정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로 추정되는 김해 구산동 지석묘 정비가 속도를 낸다. 한때 유적 훼손 논란과 공사 중 직면한 난해한 기술적 문제로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최근 시공사가 바뀌고 사업이 재개되면서 2~3개월 후엔 역사공원으로 변신한 유적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3일 경남 김해시에 따르면 구산동 지석묘 정비 사업이 내년 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23년 김해시가 문화유산위원회에 낸 심의안에 따르면 이 사업은 구산동 1079 일대 4660.1㎡에 8억 6350만 원을 투입해 상석과 유구를 복원하고 탐방로를 갖춘 역사공원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 공사가 중단된 가장 큰 원인은 작업 중 드러난 우수 저장소의 설치 위치였다. 김해시와 시공사는 빗물 고임 해결을 위해 과거 펌핑 시설을 설치했는데, 이 시설이 지석묘 기단부의 박석(얇고 넓은 돌) 구간을 침범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펌핑 시설은 크레인으로 처리할 수 없을 만큼 커 철거 후 재설치가 불가피했고 공사 난도와 비용 부담은 올라갔다. 이 때문에 기존 시공사는 공사를 포기했고 7월 새 시공사로 변경됐다. 사업비는 10억 6400만 원으로 증가했고 공사 기간도 1년 이상 뒤로 밀렸다.
김해시는 상석·유구 부분을 복원해 노출하고 주변에 탐방로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는 가설공사, 유구 복원, 토·우수 공사, 구조물 공사, 포장·부대 공사, 조경만 남겨뒀다.
김해시 조철현 문화유산복원팀장은 “지난 7월 시공사를 교체한 후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도 문화유산위 지적을 반영해 유적을 침범한 펌핑 시설에 대한 철거·타설 공정을 모두 마쳤다”며 “지난 9~10월 비가 자주 내린 탓에 준공이 지연될 수 있지만 늦어도 내년 2월이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산동 지석묘는 2006년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추진 중 확인된 유적이다. 상석 무게가 350t, 묘역 시설 규모가 1615㎡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5월 발굴조사 결과 이곳에서 지석묘 축조 전에 살았던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흔적이 확인돼 고고학적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글·사진=이경민 기자 min@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