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과한 안철수…국힘, 윤석열 절연 논란에 내홍 심화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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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비상계엄으로 시민 삶 무너져”
배현진 “김건희·윤석열 부부 결별해야”
계엄 1년 앞두고 내홍 격화 전망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9일 장동혁 당 대표가 주재하는 중진의원들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9일 장동혁 당 대표가 주재하는 중진의원들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2·3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비상계엄으로 시민의 삶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사과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도 윤석열 전 대통령·김건희 여사와의 결별을 요구하며 공개 발언을 이어가면서 당내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시민의 삶은 지난해 12월 3일을 계기로 완전히 무너졌다. 그를 회복시킬 의무가 있는 정치는 여의도 안에서 온갖 혐오와 분노를 재생산하느라 바빴다”며 “저 또한 부족했다.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그는 “다음날부터 펼쳐진 여의도의 1년은 총성 없는 내전이었다. 여야는 물론이고 각 당 안에서도 아군과 적군을 가르며 서로 적대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안심을 드리기보다는 권력 다툼으로 열두 달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란, 반국가 세력, 배신자, 척결 같은 언어보다 환율, 물가, 집값, 이자, 대출 같은 삶의 언어가 더 많이 언급되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힘도 민생의 무게를 나누어 짊어질 때 국민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 배현진 의원은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을 계기로 당권파와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NS에 “본인 스스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고 한 (김건희 여사) 말처럼 선출직도 아닌 아무 권한 없는, 그저 남편 운만 좋았던 민간인이 권력을 좇는 자들에게 뇌물을 받고 분수와 이치에 맞지 않은 사고를 줄줄이 쳤다”고 적었다.

이어 “이런 천박함을 천박하다 했는데 여기에 긁혀 발작하는 희한한 자들이 있다”며 윤리위 제소 움직임을 겨냥했다. 일부 강성 지지층을 향해선 “윤어게인당을 만들려다 여의치가 않자 스리슬쩍 국민의힘에 입당해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12·3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계엄 사과와 윤 전 대통령 결별 요구가 잇따르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달 29일에도 김 여사를 “왕이 되고 싶어 감히 어좌에 올라앉았던 천박한 (사람)”, 윤 전 대통령을 “(천박한) 김건희를 보호하느라 국민도 정권도 안중에 없었던 남편”이라 적으며 결별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민수 최고위원은 “아무리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할지라도 전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인신공격 수준의 게시물은 도를 넘었다”며 “경종을 울려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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