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이상적 해저도시? 육지와 격리되지 않은 에너지 자급형 공간 [71%의 신세계, 해저시대로]
현재는 연구·관광 시설 단계
완전 독립형은 군사 용도 가능
자원탐사와 연구기지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 미래 ‘해저도시’의 개념도. KIOST 제공
해저도시는 말 그대로 바닷속에 건설된 도시다. 실존하지 않다 보니 개념이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현재는 도시의 한참 전 단계인 연구 기지, 관광·레저 시설 정도가 있다.
국내 해저도시 연구의 선구자인 한택희 KIOST 책임연구원은 앞서 공간·에너지 측면에서 육지와의 연결성을 놓고 해저도시를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바 있다.
첫 번째 유형은 공간적으로 육지·수면과 이어져 있고 육상에서 에너지를 공급받는 형태다. 울진·울릉도의 해저 전망대를 비롯해 해외 몇 곳에서 운영 중인 해저 호텔이 이 같은 유형이다.
두 번째는 육지와 완전히 분리된 채 에너지만 공급받는 유형이다. 석유 시추 등 해저 자원을 채굴하는 시설이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는 육지 또는 수면과 공간적으로만 연결돼 있을 뿐 에너지는 자급하는 방식이다. 과거 일본 시미즈 건설이 제안한 ‘오션 스파이럴’이 유사한 개념으로, 해수 온도차를 이용한 해양발전과 해수담수화 등으로 전기·식수를 자력 조달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미래에 사람이 사는 해저도시가 건설된다면 이런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유형은 육지와 완전히 격리되고 에너지도 자급하는 형태로, 해저도시 건설의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꿈에 그리던 ‘용궁’의 모습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과학 연구나 군사기지 등에 적용 가능하다.
세계 유일의 해저기지인 미국의 ‘아쿠아리우스’가 네 번째 유형에 가깝다. 1986년 플로리다 해안에서 4.5km 떨어진 해저 18m에 들어선 과학연구기지인 아쿠아리우스는 외부와 단절된 구조여서 나사(NASA)의 우주비행사 생활 훈련 시설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