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독수리 올해도 3000km 날아 고성 왔다
고성 기월리 국내 최대 월동지
22일부터 생태체험 활동 운영
고성군은 22일부터 기월리 독수리생태체험관에서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고성독수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도 고성군을 찾은 몽골 독수리. 고성군 제공
매년 이맘때 겨울을 나기 위해 한반도로 날아오는 몽골 독수리 떼가 올해도 어김없이 경남 고성을 찾았다.
이 특별한 겨울 진객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순례를 관찰하려 몰려드는 관광객을 위해 고성군도 일찌감치 손님맞이에 나섰다.
고성군은 22일부터 기월리 독수리생태체험관에서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고성독수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멸종위기종인 독수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독수리 생태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생태체험 활동이다.
참가자들은 생태관광지도사와 함께 독수리 먹이활동을 탐조하며 생태를 배우고 독수리 모형과 활동 앨범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오전 11시 전후에는 먹이를 먹기 위해 활공하는 날아드는 수백 마리 독수리 무리를 감상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내년 2월까지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운영된다.
고성 독수리 누리집(www.고성독수리.kr)을 통해 사전 예약 후 참여할 수 있다.
고성군은 22일부터 기월리 독수리생태체험관에서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고성독수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성군 제공
내달 6일과 7일에는 고성생태관광협회가 준비한 ‘제6회 고성독수리 생태축제’가 열린다.
특히 올해는 특별 이벤트로 ‘몽골인의 날’을 더해 한·몽 문화교류와 글로벌 생태관광의 장으로 도약한다.
현장에서는 △몽골 춤·악기 공연 △몽골 전통의상 체험 △몽골 게르 만들기 체험 △독수리 비행기 종이접기 △새 큐브 만들기 △독수리 풍경·부리 만들기 △개구리 멀리뛰기 대회를 비롯해 독수리 빵과 몽골 전통음식 등 먹거리 부스도 운영한다.
고성군 김영국 관광진흥과장은 “먼 길을 날아온 독수리가 만들어 내는 겨울 장관도 만끽하고 더욱 풍성하게 마련된 생태축제도 함께 즐길 기회”라며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성군은 국내 최대 독수리 월동지 중 한 곳이다.
천연기념물(제243-1호)이자 멸종 위기종인 독수리는 전 세계를 통틀어 2만여 마리가 서식 중인데, 1000여 마리가 매년 경남에서 겨울을 난다.
이 중 1~2년생 어린 독수리 800여 마리는 매년 11월 몽골에서 고성까지 3000km를 날아와 이듬해 3월 몽골로 돌아간다.
한국을 찾는 독수리는 동물의 사체를 먹는 벌쳐(Vulture)로 동물을 사냥하는 이글(Eagle)과는 달리 성질이 온순하다.
자연의 청소부로 인간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는 유용한 동물이다.
고성군은 22일부터 기월리 독수리생태체험관에서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고성독수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성군 제공
하지만 다른 맹금류와 달리 사냥이 아닌 죽은 동물의 사체만을 먹기는 탓에 먹이 부족 시 탈진과 아사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에 1997년부터 (사)한국조류보호협회 고성군지회를 중심으로 보호 활동을 펼쳐왔다.
독수리가 인근 축산 농가로 날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 지역에서 먹이를 주는 사업을 시작했고 2006년부터 문화재청과 고성군도 관련 예산을 지원하며 동참하고 있다.
특히 고성군은 이들을 ‘은혜 갚은 독수리’라며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한반도 독수리보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몽골 정부와 ‘독수리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도 체결했다.
고성군은 22일부터 기월리 독수리생태체험관에서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고성독수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성군 제공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