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점수 반영 방식 확인하고, 모집군 지원 전략 세워라 [2026학년도 수능 후 입시 전략]
가채점 통해 자신 위치 정확히 알아야
지원 가능 대학군 대략적으로 파악을
과목 가중치 달라 정시 요강 비교 필수
대학별 가장 높은 점수 조합 찾아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지만 입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수시 대학별 고사 준비와 함께 정시에서 자신의 점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반영해 줄 대학과 학과를 찾아야 한다. 특히 수험생 증가와 의대 증원 회귀, 사탐런 등 변수가 많은 올해는 더욱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가채점으로 자신의 위치부터 확인
수능 직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짚어보는 것이다. 가채점 결과는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와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다. 수능최저를 충족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대학별 고사 준비에 힘을 쏟으면 된다. 하지만 한두 문제 차이로 경계에 있다면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설령 수능최저 충족이 어렵더라도 대학별 고사는 치르는 것이 좋다. 논술이나 면접을 준비해 온 수험생이라면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무작정 포기하기보다는 자신의 강점과 남은 시간을 현실적으로 분석해 응시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군을 대략적으로 파악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지원이 제한되기 때문에 성적이 예상보다 잘 나왔다면 굳이 대학별 고사에 응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정시 가능권이 좁다면 수시에서 합격 가능성을 만들어 두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학별 점수 반영 방식 파악해야
정시 지원의 핵심은 대학마다 다른 점수 반영 방식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대학은 표준점수·백분위·등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활용하고, 학과나 계열에 따라 국어·수학·탐구의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한다. 동일한 성적표라도 대학별 반영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어 정시 요강 비교는 필수다.
표준점수·백분위·변환표준점수·대학환산점수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표준점수는 전체 수험생 중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는 지표이며, 백분위는 자신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 비율을 나타낸다.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 유불리를 보정하기 위해 대학이 적용하는 변환표준점수는 자연계 수험생의 인문계 교차지원 증가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대학별 반영 비율과 가중치를 모두 적용해 산출하는 대학환산점수는 실제 합격선을 결정하는 최종 점수다.
결국 정시는 ‘내 점수를 가장 유리하게 평가해 줄 대학과 학과’를 찾는 과정이다. 성적표 표면만 보고 판단하면 전략이 왜곡될 수 있어 대학별 반영 방식 비교, 환산점수 계산, 모의지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조합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집군 조합이 정시 합격 가른다
정시모집은 가·나·다군에서 각각 한 번씩 총 세 차례 지원할 수 있다. 대학들은 학과별 선발 전략에 따라 모집군을 배치하기 때문에 희망 학과가 어느 군에 속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같은 대학이라도 학과에 따라 군이 달라질 수 있다. 군별 전형 기간은 가군 1월 5~12일, 나군 1월 13~20일, 다군 1월 21일~28일로 나뉘어 있어 일정 관리 역시 중요하다.
모집군 전략의 기본 원칙은 상향·적정·안정 지원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다. 보통 가군에 상향을 두고, 나군에 적정, 다군에 안정권을 배치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다만 대학별 선발 규모, 군별 경쟁률 변화 등을 고려하면 조합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다군은 모집 인원이 적어 경쟁률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어 단순히 ‘안정’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올해 정시는 변수도 적지 않다. 수험생 증가와 의대 증원 회귀로 자연계 상위권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사탐런에 따른 교차지원도 상당할 전망이다. 여기에 대학별 전형 방법 조정까지 더해져 과거 입시 결과만으로는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 입시 전문가들은 온라인 모의지원과 지원 패턴 분석 도구를 적극 활용해 경쟁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