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조업·수출 반등… 경기 부진 탈출 신호 켜졌다
9월 제조업 생산, 전년 동월보다 14%↑
수출은 16.7% 올라 2개월 만에 반등
부산항 컨 처리 실적도 전년보다 8%↑
외국인 소비 37.1% 늘어도 내수 부진
취업자 9000명 증가해 고용시장 개선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모습. 부산일보 DB
부산지역의 경기가 제조업·수출의 동반 반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기업·가계 심리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흐름을 보이며 향후 지속적인 지역 경기 회복세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부산지역 실물경제 동향’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경제는 올해 9월 이후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뚜렷한 증가세로 전환하고 소비 흐름도 다소 개선됐다. 9월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4% 늘며 강한 회복세를 보였고, 특히 1차금속(50.4%), 자동차(20.5%), 기계장비(12.1%) 등 주력 업종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출하도 5.6% 증가했고 재고는 0.5% 줄어 공급 여건도 안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수출은 16.7% 증가하며 2개월 만에 반등했다. 농림수산물(44.9%)과 수송기계(44.4%)가 상승을 견인했다. 수입 역시 5.2% 증가했으며, 증가 품목은 수출과 동일하게 농림수산물(27.4%)과 수송기계(22%) 중심이었다.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 실적도 개선돼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했고, 환적(9%), 수출(7.1%), 수입(6.4%)이 모두 플러스 성장했다. 국가별로는 중국(9.4%), 일본(8.8%), 미국(2.8%)에서 물동량이 늘었다.
내수 흐름은 품목별 온도 차가 뚜렷했다. 9월 실질 카드사용액은 전년 대비 3.5% 증가하며 소비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대형소매점 판매는 2.2% 감소했다. 백화점이 1.6% 증가했음에도 대형마트 판매가 8.5% 급락한 결과다. 승용차 신규 등록도 0.3% 소폭 감소했다.
관광 부문은 외국인 소비가 37.1% 급증했지만, 내국인 지출이 2.7% 줄어 전체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품목 중에서는 뷰티(9.9%), 식음료(1.2%)가 늘었고 대형쇼핑몰(-2.8%), 호텔(-2.3%)은 감소했다.
투자 흐름은 악화했다. 9월 자본재 수입이 11.0% 감소했고, 제조업의 10월 설비투자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90으로 전월 대비 6포인트(P) 하락했다. 건설 부문은 건축 착공 면적이 전년 동월 대비 89.3%로 큰 폭 감소한 반면, 건축 허가 면적은 234.0%로 크게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총 7316호로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23호 줄어든 2749호로 집계됐다.
고용시장은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10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9000명 증가했고,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3만 2000명), 전기·운수·통신·금융(4000명)이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건설업(-1만 2000명), 도소매·숙박음식점업(-4000명)은 감소했다. 임금근로자는 상용직 중심으로 3만 1000명 늘었고, 비임금근로자는 2만 3000명 감소했다. 고용률은 58.8%로 0.5%P 상승했고 실업률은 1.8%로 0.1%P 하락했다.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모습이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나타났다. 상품 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오르며 2.2% 상승했지만 농축산물 상승폭이 둔화됐다. 서비스 물가는 2.3% 올라 전월보다 상승폭이 확대됐고, 특히 개인서비스 가격이 3.5% 상승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