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된 조병길 사상구청장 “지방선거서 구민 심판 받겠다”
13일 부산시의회서 기자회견
중앙윤리위 제명 결정 공개 반발
사전 정보를 취득해 재개발 주택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소속인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에서 제명이 결정된 조병길 부산 사상구청장이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사전 정보를 취득해 재개발 주택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소속인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에서 제명이 결정된 조병길 부산 사상구청장은 13일 “부동산 투기나 사적이익을 추구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며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의심을 야기할 수 있다는 논리로 제명 처분한 것은 너무 가혹하고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국민의힘이 측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것인데,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이 같은 조치가 확정된다면 내년 지방선거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상태로 구청장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구청장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청장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데 대해 사상구민께 사과드린다”면서 “돈을 벌 생각이었다면 관에서 추진하는 사업장 주변에 부동산을 선제적으로 매입해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노리지 8년이나 걸리는 재개발 사업장에 주택을 매입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사상구에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이 13곳이 있다. 민간이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의 경우 규제보다는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에서 지원해야 하는 일”이라며 “정책결정 단계인 재개발사업 사전타당성 심의와 정비구 역지정 업무는 최종적으로 부산시에서 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산시장이 결정 및 고시한다”고 부동산 투기와 사적 이익 추구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조 구청장은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제명 등 자신의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결정이 최종적으로 이뤄진다면,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상태로 내년 지방선거 구청장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시사했다. 무소속 출마나 거대 양당이 아닌 제 3정당 입당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구청장은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반해 국민의힘에서는 힘이 돼 주지 못할 망정 저를 짓밝고 얼마나 잘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라며 “지난 3년 6개월동안 구청장으로서 한 일을 바탕으로 우선 내년 지방선거에서 구민들의 심판을 받아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 일머리는 모르는 사람, 철없는 사람이 사상구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서는 일이 없기를 당부드린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구민의 선택으로 구청장이 된다면 재개발구역에 주택을 매입한 금액 1억 8000만 원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