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 현대인 풍자… 파격적 현대무용 ‘해머’ 부산 온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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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에크만, 예테보리 댄스컴퍼니
오는 21~22일 부산문화회관 공연
부산 출신 정지완 등 한국 무용수도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세계 각국에서 충격적인 스펙터클을 선보이며 20대에 이미 ‘천재 안무가’란 칭호를 얻은 알렉산더 에크만(41). 그가 북유럽 최정상급 무용단 스웨덴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를 이끌고 부산에 온다. 14~16일 LG아트센터 서울 공연에 이어 21~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해머’(Hammer)라는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2022년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가 초연한 ‘해머’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다.

에크만의 무대는 늘 대담하면서도 혁신적인 것을 기대하는 현대무용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는 대담한 시각적 연출과 유머, 그리고 관객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작품 스타일로 유명하다. 고전 발레를 해체하고, 현대무용의 움직임과 새로운 음악을 넣음으로써 발레단 고유의 DNA를 확장하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16세에 무용수로 데뷔한 에크만은 21세에 스웨덴 유명 현대무용단인 쿨베리 발레단과 작업하며 안무가로 전향했다. 그동안 전 세계 유수의 무용단과 협업해 50여 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노르웨이 국립 발레단과 ‘백조의 호수’ 초연(2013) 땐 무대에 5000L의 물을 채워 호수를 구현했는가 하면, 파리 오페라 발레단과 ‘ 플레이’(PLAY)를 초연(2017)할 땐 4만 개의 녹색 볼풀 공을 무대로 쏟아내 충격적인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한 스웨덴 왕립 발레단 작품 ‘한여름 밤의 꿈’ 초연(2015)에선 볏짚에 눕고 뒹굴면서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는 원래 고전 발레단으로 출발했으나, 2010년대부터 방향을 전환해 현재는 대담하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현대 무용 작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에크만과 이 무용단과 협업은 세 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작이 ‘해머’이고, 2010년 메디 발레스키와 공동 안무한 ‘라 라 랜드’(예테보리 발레단 시절 공연), 2009년 댄스 필름 형태로 제작한 ‘40m 아래’(예테보리 발레단)가 있다. 이 중 ‘해머’가 가장 최신작인 동시에 대형 흥행작이 됐다. 예테보리 댄스컴퍼니의 뛰어난 무용수들이 그의 혁신적인 안무를 탁월하게 소화해 냈다는 평가다.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12일 서울에서 내한 기자회견을 가진 에크만은 “늘 관객을 놀라게 하고, 감명을 주고, 몰입시키는 요소를 무대에 구현하려 노력한다”며 “무용이 가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좋아한다. 엔터테인먼트는 그 자체로 시선을 사로잡고, 관심을 사로잡는다는 뜻의 단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머’에서도 ‘힙스터’ 같은 무용수들의 예측불가능한 퍼포먼스, 웅장한 조명과 화려한 스타일링 등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소셜미디어(SNS) 이용자가 화면을 스크롤 하는 것처럼 장면을 수시로 전환하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한편, 개인주의와 타인의 시선에 갇힌 현대 사회를 풍자한다.

‘해머’는 에크만이 그리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한 레스토랑에서 겪은 경험에서 출발했다. 젊은 관광객 중 한 명이 자신들을 영상으로 촬영하기 시작하자 모두가 자연스러운 척하면서도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을 포착하고 ‘인류가 스스로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라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한다.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초록색 의상을 입은 이가 정지완 무용수이고, 그 옆 여성 무용수가 김다영이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해머’ 공연 모습. 초록색 의상을 입은 이가 정지완 무용수이고, 그 옆 여성 무용수가 김다영이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무대에는 유럽 현대무용의 최전선에 있는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댄스컴퍼니에 소속된 한국 출신 무용수 김다영과 정지완도 무대에 오른다. 특히 정지완은 부산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를 졸업하고,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이 무용단에 정단원으로 입단해 지난해 7월부터 활동해 왔다. 입단 이후 첫 해외 투어를 한국 서울과 부산에서 하게 돼 “너무나 감격스럽고 기대가 크다”는 정지완은 “‘유니크하고 감각적인 안무가’ 에크만은 즉흥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걸 감각적으로 무용수들에게 잘 전달하더라”면서 “그와의 작업이 참으로 유쾌했다”고 전했다.

‘해머’ 부산 공연은 21일 오후 7시 30분, 22일 오후 3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된다. VIP석 10만 원, R석 8만 원, S석 6만 원, A석 4만 원으로 14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재)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와 전화(051-607-6000)로 가능하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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