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산업 발전 기반은 내국인 고객 지속적 발굴” [미리 보는 WOF 명강]
23일 부산롯데호텔 크루즈 세션
이토카와 유스케 JICC 부회장
“국내 고소득층 수요 먼저 확대”
청 쥐에하오 상하이해사대 교수
“중국인, 선내 지출 잠재력 커”
이토카와 유스케(왼쪽)와 청 쥐에하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은 크루즈 산업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해상 위협 요인 증대, 일부 국가 간 갈등 증폭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에다 소비자들의 성향 변화까지 불확실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따라서 관광객 유치와 해양산업을 비롯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효과를 발휘하는 크루즈 산업의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제19회 세계해양포럼(WOF) 둘째 날인 오는 23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부산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A에서 마련되는 크루즈 세션은 ‘다시 성장하는 크루즈 산업’을 주제로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 크루즈 전문가들의 발제와 토론이 준비돼 있다.
우선 일본에서 참여하는 이토카와 유스케 일본국제크루즈위원회(JICC) 부회장은 1980년대부터 일본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급 크루즈를 운영하면서 럭셔리 크루즈 시장을 키웠던 경험에 비춰 한국도 내수 시장 중심 크루즈 산업 육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018~2023년 Silverseas Cruises 일본과 한국 지사장을 지낸 경험을 가진 이토카와 부회장은 “해외 크루즈 승객을 국내로 유치하는 것 이전에 내국인 크루즈 수요층을 넓히는 것이 크루즈산업 발전에 기초가 된다”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요하고, 여행사와 크루즈 선사들이 지적 호기심을 가진 고소득층 고객을 꾸준히 발굴하고 소통을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극지에서부터 지중해 소도시까지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가진 개인들이 럭셔리 크루즈의 잠재 고객층이라는 설명이다. 일정 수준 이상 구매력과 교육 수준을 가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한국 현실에 참고할 만한 주장이다. 이토카와 부회장은 유럽에 비해 아시아 크루즈 시장에서 부족한 점으로 액화천연가스 벙커링 기지와 육상 전원 공급장치(AMP) 같은 환경 규제 대응을 꼽는다.
크루즈 세션 토론자로 참여하는 청 쥐에하오 상하이해사대 교수는 세계 크루즈 산업이 직면한 3가지 불확실성으로 △지정학적 갈등과 제재 △선박 건조·도입 재원 확보 어려움 △항로·기항지 강제 조정과 환경 규제 강화를 꼽는다. 청 교수는 이러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지역적 특성이 강한 크루즈 산업 특성에 맞게 한중일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청 교수는 또 중국 크루즈 관광객 소비 패턴과 행동 선호도를 자세히 설명한다. 소비 패턴은 크루즈 티켓 가격에는 민감하지만, 선내 지출 잠재력은 크고, 모든 옵션이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요금제와 VIP 서비스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중국 크루즈 관광객이 선호하는 것은 4~5일 단기 노선, 중국 요리와 세계 요리의 조화, 활발하고 참여형 활동을 즐기며 중국 문화 기반 프로그램을 선호한다고 본다. 또 가족·친지 중심의 강한 친화력이 있고, 쇼핑은 브랜드 지향적이며 선물 구매가 주를 이룬다고 분석한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