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연일 쓴소리… 지방선거 앞 이미지 변신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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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투자공사 추진 강력 비판
조희대 사태엔 "인민민주주의적"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일보 DB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일보 DB

박형준 부산시장의 발언 수위가 연일 고조되고 있다. 지난 17일 동남권투자은행을 약속했던 이재명 정부가 동남권투자공사 추진으로 선회한 데 대해 “떡이나 하나 먹고 떨어지라는 것이냐”했던 그는 다음날에는 “편의주의적 시각”이라고 재차 직격했다. 특히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신중해왔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여권의 공세에 대해 “인민민주주의적인 발상”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지 변신을 노리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추진 중인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에 대해 “투자공사는 초기 자금 조성 자체가 어렵고 규모도 작고, 대개 채권을 발행해 빚을 내 운용하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무산 수순에 접어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언급,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추진되면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계획에 빠진 적이 없다”며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남부권 경제가 죽고 있으니 경제를 살리고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같은 정책 금융기관이 내려와서 적극적인 매개 역할을 해달라는 그런 요구로 진행된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은 작심한 듯 “투자공사를 산업은행 대체제로 제안한다는 것은 부산 시민들 입장에서는 고래와 참치 정도가 아니라 고래와 멸치를 바꾸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투자은행보다 편의적으로 투자공사를 추진하자는 것” 등의 쓴소리를 쏟아냈다.

앞서 박 시장은 전날(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날림 부실 금융기관”,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 등의 강경한 표현을 사용하며 동남권투자공사 추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여기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평소 발언을 아껴 온 중앙 정치 상황과 관련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선출 권력이 임명 권력보다 우위에 있다’는 취지의 이 대통령과 이에 발맞추는 여당의 움직임에 대해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세력이, 민주주의를 중심에 둔다고 하는 세력이 삼권분립의 의회가 우위가 있다. 이런 논리로 접근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그 자체가 인민민주주의적인 발상”이라고 힐난했다.

평소 차분한 어투인 박 시장이 이처럼 강경 모드로 전환하고 나선 것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후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치인 박형준’의 전투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특히 야당이 된 이후 이러한 요구는 더욱 거세졌고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그 정도는 커지고 있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근 여론조사 등의 지표에서 좋지 않은 신호들이 감지되는데 박 시장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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