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美 무역 협상 동의했으면 탄핵당했을 것"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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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미국 타임지 인터뷰
무역 협상에 대해 "미국 요구 받았으면 탄핵됐을 것"
"미국과 함께 하지만 중국 관계 단절할 수 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대미 무역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투자 펀드에 대해 과도한 요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중 미군기지 소유권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농담을 한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미군은 이미 기지와 땅을 비용을 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를 소유하게 된다면 재산세를 내야하고, 그걸 면제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로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들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과 역사적 관계, 경제적 유대, 민간 교류로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적절한 수준에서 관계를 정리해야 하고 서방 세계가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미국과 함께 할 것이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중관계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두 진영 간 대립의 최전선에 서게 될 위험이 있다”며 한국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위해 그들과 협상할 수 있다”며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구분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을 ‘재부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타임지에 한국이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하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고 국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을 광복절 특사로 사면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서는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며 “여론이 갈릴 것임을 알았지만 필요한 조치였다”고 답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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