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유전질환 예비 산모, 진단 검사서 희망 찾아
유전자검사 시행 병원 찾아 헤매
동아대병원서 검사 후 감사 표시
유전성 피부 질환을 앓던 한 난임 환자가 의료진의 배려로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선천적 질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8일 동아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시험관 시술을 준비 중이던 30대 A 씨는 본인이 앓고 있는 희귀 피부 유전질환으로 인해 향후 태어날 아기의 건강이 염려됐다. 본인의 희귀 질환을 정확히 알고자 한 A 씨는 대구의 한 병원을 찾았지만 검사는커녕 “미국에서 출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포기할 수 없었던 A 씨는 부산의 여러 병원에 문의했지만 예비 산모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는 곳을 찾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유전 질환이 있는 경우 착상 전 유전자검사(PGT-M)을 진행할 수 있는데, A 씨는 본인의 정확한 병명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어 PGT 검사를 받을 길이 막힌 것이다.
낙담한 A 씨가 비로소 길을 찾은 것은 동아대병원에서였다. 동아대병원 정인화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를 통해 유전자 검사를 받으면서 해결책을 발견한 것이다. 동아대병원은 이례적으로 진단검사의학과에서도 외래 진료를 볼 수 있게 했다. 정 교수는 유전자 검사결과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유전 질환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전문위원회에 건의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기도 했다.
A 씨는 병원 홈페이지 고객의소리 게시판을 통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통화하면서 냉랭하고 무심한 의료진들에게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 정 교수의 다독임에 다친 마음이 많이 아물었다”며 따뜻한 위로와 공감에 감사를 표했다.
정 교수가 진행한 유전자 검사는 희귀 유전질환 환자의 정확한 진단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질환 발생 정도를 사전 예측할 수 있어 예비 부모가 안심하고 출산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단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한 달여가 소요된다.
정 교수는 “병원별로 유전자검사를 진행하는 진료과목이 다르다보니 일부 의료진들에게도 유전자검사가 생소할 수 있다”며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면 정확한 유전적 진단을 시작으로 다음 세대에 미칠 영향, 임신 계획 등을 상담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동아대병원은 맞춤형 유전자 검사 및 진단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이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