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아의 그림책방] 특별한 돌멩이
편집부 선임기자
발부리에 툭 걸린 돌멩이. 그저 그런 평범한 돌 하나로 생각의 집을 짓는 작가들이 있다.
돌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오소리 작가의 그림책 <돌머리들>(이야기꽃)을 펼친다. ‘돌머리’ ‘쓸모없는 돌멩이’ 같은 부정적 표현은 돌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나온다. 돌은 많은 창조의 시작점이다. 인간의 삶을 바꾼 수많은 도구가 돌에서 나왔다. 돌은 안식처를 만드는 건축 자재로, 감동을 주는 예술 작품의 재료로 사용됐다. 돌은 지구 생명체의 근원을 찾아가는 길을 알려주고, 간절한 믿음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쓸모가 넘치는 돌이 그 속에 어떤 보물을 품고 있을지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다.
‘네가 의미와 이유를 찾으면 모든 돌은 중요한 돌이 돼.’
나만의 돌을 찾는 이에겐 메리 린 레이가 쓰고 펠리치타 살라가 그린 <딱 맞는 돌을 찾으면>(피카주니어)을 추천한다. 어린 시절 많은 아이가 돌을 갖고 놀았다. 바위에 기어오르고 돌탑을 쌓고 물수제비를 떴다. 조약돌을 주워 보관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저 놀이처럼 보이는 순간마다 ‘발견’이 있다. 유달리 반짝이는 돌을 발견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자기 나름의 특별함을 찾는다. ‘너의 손에 꼭 맞는 딱 좋은 돌’이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위로로 다가온다. 그렇게 딱 좋은 돌을 찾기 위해 ‘마주치는 모든 돌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 보라’는 이야기도 도움이 된다.
돌멩이에 이름을 붙이고 노는 아이가 있다면, 힐데 헤이더크-후트 작가의 <돌멩이도 춤을 추어요>(바람의아이들)를 읽어주자. 동그란 돌멩이처럼 혼자가 된 날. 아이의 놀이에 여러 돌멩이가 등장한다. 돌멩이들은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엄마·아빠와 함께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나란히 서기도 한다. 혼자 떨어져 보기도 하고 같이 춤을 추기도 한다. 그러다 돌멩이들이 둥글게 모인다. ‘모두들 둥글게 둘러앉아 있어요. 아무도 안 울어요. 다들 웃어요.’(그림)
돌멩이들이 하나씩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온다.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과 감정이 투영된 ‘돌멩이 놀이’의 끝이 쓸쓸하면 어쩌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혼자 남은 동그란 돌멩이 앞에 마법 돌멩이가 환하게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돌 하나에서 얻은 생각이 삶에 깊이를 더한다. 발부리에 걸린 돌멩이도 참 특별하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