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업 ‘딥브레인’ 블록체인 기술, 베트남서 러브콜 쇄도
호치민 ‘이노엑스 2025’ 전시회
전력 절감 솔루션, 92억 원 MOU
지난해 130억 원 협약 잇는 성과
현지 에너지 관리 분야 입지 확보
부산의 블록체인 기업 딥브레인이 베트남 현지에서 600만 달러 이상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블록체인 기술로 전력 절감 효과를 실시간 증명하고, 아낀 전기요금으로 구독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현지 시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딥브레인은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국제 전시회 ‘이노엑스 2025’에 참가해 중소형 마트 대상 태양광·전력 관리 솔루션 기업 르카 등의 업체와 총 6건, 660만 달러(91억 5000여만 원) 규모의 MOU를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MOU는 단순한 전시회 성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지 기업 관계자들이 딥브레인의 전력 절감 솔루션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부스를 찾았고, 이어진 상담은 곧바로 협약으로 이어졌다.
베트남 최대 미디어 그룹과 상장 대기업, 공공 인프라 기업까지 참여하면서 딥브레인은 짧은 시간 안에 전략적 파트너십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베트남아세안수소클럽(VAHC)의 주선으로 베트남 유력 인사들을 만난 것도 주효했다.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현지에서 전력·에너지 관리 분야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딥브레인의 주력 서비스는 ‘에너지체인’이다. 배전반에 설치하는 전력 절감 하드웨어와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통신 모듈,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했다. 전력 절감량이 15분 단위로 자동 저장되고 위변조가 불가능해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 자료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고객은 절약한 전기요금의 일부만을 구독료로 지불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고, 눈으로 확인 가능한 데이터는 신뢰도를 높였다.
사실 딥브레인은 처음부터 에너지 기업은 아니었다. 창업 초기에 뇌파 분석을 통한 심리 진단 솔루션을 개발했지만, 2020년 코로나19를 계기로 전력 절감 분야로 방향을 틀었다. 기술력은 이미 국내에서도 입증됐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와 부산항만공사, 한전KPS 등 공공기관에 솔루션을 공급했고, 올해부터는 편의점과 PC방 같은 소상공인 매장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또 부산블록체인기술혁신센터 입주 기업으로도 활동하며 지역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베트남은 딥브레인에게 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베트남의 올해 전력 수요가 전년 대비 11~13% 증가했다. 수도 하노이와 북부 지역은 연일 전력 사용량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냉방기기 사용과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소비 급증이 전력망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수요 대응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생산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여전히 국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최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양국 정부가 에너지 및 전력 분야 협력 MOU를 체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태양광·풍력 공동 개발, 스마트그리드·송전망 구축,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등 두 나라의 협력 과제 속에서 딥브레인의 에너지 절감 솔루션은 자연스럽게 협력의 일환으로 주목받게 됐다.
딥브레인 또한 꾸준히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현지 기업 두 곳과 각각 130억 원 규모의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딥브레인 장상기 대표는 “베트남은 전력 인프라 확충과 탄소중립 전환이 시급한 국가로, 에너지체인의 효과가 가장 크게 발휘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이노엑스와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한 협력 기반을 토대로 글로벌 ESG·에너지 절감 솔루션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