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다대포 선셋영화축제 폐막

부산의 대표적 해변인 다대포에서 펼쳐진 영화 축제가 지난 10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열린 제3회 다대포 선셋영화축제(DSFF)는 영화의 도시 부산다운 감성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연인원 7만 50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한 가운데 마쳤다.

다대포 선셋영화축제는 지난해부터 로컬리티 기반의 영화 콘텐츠에 중점을 두며, 지역성과 감성을 결합한 차별화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해변이라는 이색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 영화 축제는 관객들에게 보다 쉽고 즐겁게 영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며, 부산만의 정서와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에 주력해 왔다.

특히 이번 제3회 영화제는 다대포 해변과 사하구 내 전문 상영관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돼 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축제로 확장됐으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영화제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지난 8일에 열린 전야제는 부산 출신의 배우 고 김영애를 기리는 추모 행사로 시작됐다.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김영애 배우의 업적을 돌아보는 이 자리에는, 영화 ‘애자’의 정지훈 감독, 극 중 딸 역을 맡았던 최강희 배우, 그리고 김영애 배우의 실제 아들이 함께 참석해 관객들과 감동을 나눴다.

영화배우이자 감독으로 활동 중인 양윤호 감독은 “김영애 배우를 공식적으로 기리고 추억하는 자리가 바로 이번 다대포 선셋영화축제가 처음”이라며 “매우 뜻깊고 감동적인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9일에 열린 개막식은 홍보대사 김정태 배우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영화제의 상징이자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해변 레드 카펫 행사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개막식에는 조금세 조직위원장과 정초신 집행위원장, 이갑준 명예조직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또 국내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인 신정균 감독, 김은주 전주국제영화제 이사, 김호성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임이사 등 14명의 영화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 최다니엘, 조병규, 선우선 등 신진 배우들과 방은희, 김경률 등 베테랑 배우들이 레드 카펫을 밟으며, 관람객의 박수 갈채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에는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새로운 섹션, ‘부산 중심 단편 영화 공모전’ 수상작 시상식과 상영회가 진행됐다. 해당 공모전은 ‘부산’, ‘바다’, ‘노을’을 영화의 모티프로 삼아, 지역 고유의 감성과 이야기를 영상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행사다.

조직위는 이 공모전을 다대포 선셋영화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핵심 프로그램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로컬리티에 기반한 축제의 방향성을 강화하며, 지역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다대포 선셋영화축제는 영화 상영뿐 아니라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음악 공연도 함께 진행됐다. 육중완 밴드, 트로트 가수 김다연과 장민호,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혼성 그룹 코요태 등이 출연해 해변 무대를 뜨겁게 달구며 축제의 즐거움을 더했다.

조금세 조직위원장은 “DSFF는 영화의 도시 부산답게, 시민과 관광객들이 가장 아름다운 공간에서 부산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영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 콘텐츠의 세련미와 품격을 높이는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로컬리티 영화제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사흘간의 여정을 마친 다대포 선셋영화축제는 단순한 영화 상영의 장을 넘어, 도시와 영화, 사람과 이야기, 음악과 감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다대포라는 자연과 정서를 배경으로 한 이 축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지, 부산 시민들과 영화 팬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