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연의 도시 공감] 다시, 해양도시 부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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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컬바이로컬 대표

북항재개발·동삼혁신지구 해양클러스터
해양 키워드로 미래지향적인 도시 견인
해수부 이전, 도시 발전 새 원동력 기대

부산에서 살다보면 바다 위 7개의 다리를 일상적으로 건너고, 해안선을 따라 놓인 콘테이너, 대형 크레인의 모습에 익숙해지면서 크루즈선의 웅장함과 다양한 해양 활동들에 무덤덤해지게 된다. 그러나 정작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해본 경험 없이 부산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부산을 ‘해양도시 부산’이라고 부른다. 해양도시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은 아마도 바다를 끼고 선박이 화물이나 승객을 싣고 내리는 기능인 부두와 저장시설을 지닌 항만이 만들어지면서부터일 것이다. 부산은 1876년 개항 이후 지금까지 항만의 기능과 함께 도시가 만들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부산은 자의든 타의든 바다를 근간으로 도시민들의 생활과 산업 그리고 도시공간의 변화가 만들어져 왔다. 때로는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바다를 기반으로 발전하여 건설된 도시로, 육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양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며, 해양산업과 생태계를 조화롭게 발전하는 도시가 바로 부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양도시 부산이라는 말은 당연히 부산의 상징적인 슬로건이 되었다. 그리고 이 슬로건은 해양이라는 키워드로 미래지향적인 도시의 기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대 초부터 진행된 북항재개발과 동삼혁신지구 해양클러스터 프로젝트일 것이다.

북항재개발 프로젝트는 2008년부터 시작되어 현재 1단계 지역에서 건축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역사적인 장소를 기반으로 창업, 미디어, 문화까지 복합적인 기능을 가진 도시 공간 프로젝트로 자리매김 중이다. 2024년 이순신대로가 개통되면서 시민의 접근과 활용이 제한되었던 북항은 도시민을 위한 친수공간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으며 1부두와 같은 기존의 항만시설은 다양한 이벤트 공간이자 시민들의 활동과 참여의 공간으로 변화되었다. 더불어 북항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기반으로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 유치 장소로 제안되고 있다. 앞으로 2, 3단계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부산 북항의 모습은 해양도시의 산업유산을 기반으로 한 미래 해양도시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2004년부터 시작된 동삼혁신지구 해양클러스터 조성사업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국립해양조사원 등 17개 해양·수산 관련 공공기관이 이전하면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해양정책, 해양과학기술, 해양인력양성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해양 관련 산학연구 활동의 주무대가 되고 있다.

2011년 당시 필자가 설계사무소에 다닐 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이전을 위해 진행한 공간 기획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던 본원을 방문하여 인터뷰를 진행하고 현재 인원과 향후 늘어날 인원들을 계산하고 연구실, 사무실, 그 외 필요 공간을 조사했다. 이를 기반으로 동삼혁신지구 대상지의 입지 조건에 맞는 기획 설계를 진행했다. 인터뷰 때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부산으로 이전함으로써 함께 일하는 민간연구기관들도 부산 지역에 이전 계획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단순히 공공기관 하나가 부산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 연쇄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정말 큰 프로젝트임을 직감하게 됐다. 이후 영도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해양클러스터에 공공기관과 지역사회 공헌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함께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부산 지역 소상공인들 디자인 지원프로젝트, 복지기관과 연계한 취약계층 자녀들을 위한 생일파티 케이터링 서비스, 지역마켓 기관연수원 참여 지원 등을 진행해 공공기관의 지역사회 공헌 부분까지 연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최근 이슈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은 새로운 도시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행정기관인 해양수산부가 지역에 상주함으로써 정책 수립과 집행의 중심지가 되고, 관련 산하기관을 비롯해 해양 관련 연구소, 협회, 기업들이 집적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더불어 공무원, 연구 인력, 정책 담당자들의 유입으로 인한 소비 증대와 고급 인프라 수요 증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부산의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다. 동삼혁신지구의 공공기관 이전과 같이 관련 기업, 로펌, 컨설팅 업체 등 정책 수요 기반 산업이 동반 이전을 통해 일자리 부분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스럽게 국제 해양 기구 유치, 국제 해양 박람회 개최 등 글로벌 마케팅 효과도 클 것이다. 앞으로 ‘부산=해양도시’라는 브랜드 구축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 및 국제 교류도 확대되어 다양한 활동과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미 해양 관련 연구 기관과 관련 학교, 공간까지 구축된 부산에 해양수산부까지 이전함으로써, ‘해양수도’라는 의미가 새롭게 부산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025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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