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모두 “지역균형발전”… 그러나 구체적 로드맵은 없었다
부산 표심 좇아 각종 전략 구사
저마다 차별적 공약 제시했지만
중앙정부 관점 ‘시혜’ 차원 그쳐
뜨거웠던 대통령 선거 유세가 2일 막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부산을 찾을 때마다 HMM 이전, 동남권 투자은행 설립 등 선물 보따리를 내놓으며 지역 민심 사로잡기에 공을 들였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단일화 내홍을 의식한 듯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는 보수 적자임을 강조하며 부산 보수 지지층과 부동층을 공략했다. 다만 대선주자들 모두 지역균형발전 공약에 대한 구체성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대선 양강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부산을 각각 2차례와 3차례 찾았다.
이 후보는 부산을 찾을 때마다 민심 회복을 위한 공약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4일 부산을 처음 방문했다. 이 후보는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해양도시 부산’을 재천명하며 해양수산부와 HMM 이전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불가능한 약속을 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부산을 다시 찾아, 부산역 광장에서 동남권 투자은행 설립도 약속했다. 윤석열 전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건 산업은행 이전 카드 대신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새로운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김 후보는 보수세가 강한 부산과 영남권을 방문하며 지지층 결집에 열을 올렸다. 김 후보는 지난달 13일 부산 첫 방문지로 남구 문현금융단지를 찾았는데,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부정적인 민주당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 북항 재개발 조속 추진 등 지역 숙원 과제를 약속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28일 부산진구 서면 유세에서 “대장동 30만 평을 두고 수많은 비리와 구속 사태가 벌어졌지만, 나는 그 수십 배의 개발을 했어도 잡혀간 사람 하나 없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2일 부산역에서 집중 유세를 펼치며 보수층 투표율 제고에 안간힘을 썼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는 부산에서 부동층을 공략하며 자신의 지지층 확장에 열을 올렸다. 이 후보는 지난달 14일 부산을 방문해 향교부터 부산대, 유동 인구가 많은 서면 거리 유세까지 나서며 여러 세대와 각계각층을 두루 만나는 행보를 보였다.
대선주자들 모두 지역균형발전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5대 광역권 메가시티와 GTX 확충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부산경실련은 이들의 공약을 “구체적 계획과 내용, 재원 조달 방안 등이 부재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