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시내버스 노사 ‘역대 최장 파업’ 엿새 만에 타결 (종합)
2일 오후 임금 3% 인상 등 합의
시장 공석… “협상 전략 안일” 비판
임단협 난항으로 부울경에서 유일하게 파업을 이어오던 경남 창원시 시내버스 노사가 2일 오후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창원시 등에 따르면 버스 노사와 창원시는 지난 1일 오후 10시부터 창원시청에서 릴레이 교섭을 이어오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임단협을 체결했다. 시내버스는 오후 5시부터 순차적으로 배차돼 운행을 재개했다.
시내버스 노사가 임단협에 난항을 빚으면서 창원시에서는 준공영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장 기간인 6일 간의 파업이 이어졌다. 협상 마지막 날 타결을 본 부산시와 협상 자체를 유보해 파국을 피한 울산시와는 대조적이다. 홍남표 전 시장의 중도사퇴로 사령탑이 사라진 창원시가 협상 전략을 안일하게 세워 파업을 자초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창원시 등에 따르면 2일 시내버스 노사는 약 18시간 밤샘 교섭을 이어오다 이날 오후 극적 타결에 성공했다. 임금 3% 인상과 여름 휴가비 40만 원 증액(100만 원), 정년 1년 연장(내년 1월 적용) 등에 합의했다. 다만 교섭에 가장 걸림돌이 된 통상임금 문제는 법원의 판단에 따르기로 하며 일단 뒤로 넘겼다.
역대 최장 버스 파업에 창원시청 홈페이지엔 하루에 수십 건의 불편 민원이 폭주했다. 중재 능력 부족을 탓하는 창원시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이번 시내버스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창원시만 유일하게, 유례없는 파업을 겪은 데 창원시의 책임이 크다. 당장 시장직이 공석이어서 협상 기간 내내 정무적 결단을 내리지 못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임단협 과정에서 물밑에서 지자체장이 재정 지원금 축소 등을 카드로 제시하며 노사에 양측에 타결 압박을 넣은 지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전국 시내버스 노조는 본조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동일한 임단협 요구안을 놓고 교섭을 시작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부산은 9시간 만에 ‘빅딜’에 성공했고, 울산도 파업을 오는 5일까지 보류한 채 협상 기한을 늘렸다. 일단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시켜 놓고 협상을 이어가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파업 기간 이어진 창원시의 입장 표명도 부실한 협상 전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파업 초기 창원시는 “시내버스 운행에 대한 책임감을 노조가 너무 가볍게 받아들인다”며 노조를 직격하다 파업이 장기화 조짐이 보이자 “노사 양측에 간곡히 호소한다” “협상은 계속하되 버스는 달려야 한다”며 입장을 선회하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창원시 장금용 권한대행은 “창원은 시내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이기에 시민들께 더욱더 커다란 상처를 남겼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앞으로 노사 양측 모두 시민의 이동권 보장이 최우선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