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지옥 같았던 가족 벗어난 준호
울산서 부모 폭력·폭언 시달려
남동생 지키려 했지만 ‘역부족’
성인 되자 부산 고시원 홀로서기
생활비·병원비 등 감당 버거워
25살. 한창 미래를 꿈꾸고 도전할 나이지만 1평 남짓 고시원에서 사는 준호(25·가명)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입니다. 준호의 인생은 단 한순간도 평온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저는 도망친 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집을 나왔어요. 가출이 아니라 탈출이었습니다.”
울산에서 태어난 준호는 어린 시절부터 보호받지 못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어머니는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을 들락날락하며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술을 마실 때마다 준호가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며 폭언과 폭력을 일삼았습니다. 매일을 공포 속에 살던 그는 어린 남동생을 지키고자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그를 보호해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준호가 부모를 수시로 폭행한다며 부모로부터 ‘가정 폭력’으로 신고당하기까지 했고, 가족에 대한 깊은 배신과 상처 속에서 준호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묵묵히 참으며 동생을 돌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폭력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결국 성인이 되자마자 가출을 결심했습니다.
지옥 같던 가족을 벗어나 의지하려 했던 손은 다시금 그를 짓눌렀습니다. 교회 전도사의 도움으로 힘겹게 작은 방 한 칸을 구하고, 복지 신청을 하며 정착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전도사로부터 폭력과 심리적 억압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준호는 더 이상 어떤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전국의 일용직 공사장을 떠돌았고, 취업 사기와 실직을 반복해서 겪으며 하루하루 겨우 버텨나갔습니다.
고향인 울산만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무 연고가 없는 부산으로 와서 가장 집값이 싼 서구의 한 고시원에 방을 구했습니다. 비참함에 휩싸여 삶을 끝내고자 시도하기도 했던 그는 끝을 알 수 없는 절망 속에서 동주민센터 복지 담당자를 만나게 됩니다. 전입 신고를 위해 방문한 주민센터에서 담당자는 준호의 불안한 눈빛을 포착했습니다.
준호는 담당자와의 담담한 대화 속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고시원으로 돌아가 처음으로 안도의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지금은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고, 어둡고 긴 터널 속에서 터널 끝의 빛을 찾아갈 수 있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중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기부가, 준호에게는 세상의 전부일 수 있습니다. 준호는 가족에게 버려졌고, 사회로부터도 외면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동생을 지키고자 했고, 어디서든 살아보려 발버둥 쳤습니다. “저는 괜찮아요”라며 눈물짓던 그의 말 뒤에는 수없이 무너진 순간들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생활비, 월세, 병원 치료비 등 그 어떤 것도 스스로 감당할 수 없지만, 우리의 손길이 있다면 가능합니다. △남부민2동 행정복지센터 홍순호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2일 자 희정 씨
지난 2일 자 〈딸의 꿈 지켜주고픈 희정 씨〉 사연을 통해 후원자 65명이 290만 6193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희정 씨의 딸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교육비로 소중히 사용할 예정입니다. 희정 씨는 “보내주신 한 마디 한 마디가 위로가 됐다. 이런 따뜻한 응원이 올 줄 몰랐다”며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마음에 용기가 났고, 더 힘내어 살아가고 싶다”고 다짐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