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제외’도 허용…탄핵소추 적법성부터 설명한 헌재
헌법재판소 4일 오전 11시 선고
사건 적법 요건 설명으로 시작
‘계엄 선포’ 사법 심사 대상 판단
‘내란죄 제외’ 문제 없다고 결론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소추가 적법 요건을 충족한다고 설명하며 선고를 시작했다. ‘내란죄 철회’ 등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이어진 상황에서 탄핵심판이 가능한 법적 이유부터 짚으며 결론을 내렸다. 일부 재판관이 향후 탄핵심판 절차에서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탄핵 소추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진 않았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4일 오전 11시께 대심판정에서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다”고 말한 뒤 곧장 사건의 ‘적법 요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헌재는 먼저 계엄 선포가 사법 심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문 대행은 “고위공직자 헌법 및 법률 위반으로부터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탄핵심판 취지 등을 고려하면,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요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헌법 및 법률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 조사 없이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점도 부적합하다고 보지 않았다. 문 대행은 “헌법은 국회 소추 절차를 입법에 맡기고 있고, 국회법은 법사위 조사 여부를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법사위 조사가 없었다고 하여 탄핵소추 의결이 부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탄핵소추안 의결이 일사부재의 원칙에도 위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행은 “국회법은 부결된 안건을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피청구인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이 제418회 정기회 회기에 투표 불성립됐지만, 이 사건 탄핵소추안은 제419회 임시회 회기 중에 발의됐으므로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형식 재판관은 ‘다른 회기에도 탄핵소추안 발의 횟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보충 의견을 밝혔다.
문 대행은 ‘계엄이 단시간에 해제되면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계엄으로 인해 이 사건 탄핵 사유는 이미 발생하였으므로 심판의 이익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국회가 탄핵 소추 의결서에 포함한 ‘내란죄’ 부분을 탄핵심판청구 이후 제외한 점도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문 대행은 “기본적 사실관계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적용 법조문을 철회, 변경하는 것은 소추 사유의 철회·변경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허용된다”며 “피청구인은 소추 사유에 내란죄 관련 부분이 없었다면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주장하지만, 이는 가정적 주장에 불과하며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국회가 대통령 지위를 탈취하기 위해 탄핵소추권을 남용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 대행은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이 적법하고, 피소추자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이 일정 수준 이상 소명되었으므로 탄핵소추권이 남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헌재는 이러한 부분들을 설명하며 국회 탄핵심판청구는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부 재판관들은 증거 법칙과 관련해 보충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미선, 김형두 재판관은 “탄핵심판 절차에서 형사소송법상 전문 법칙을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복형, 조한창 재판관은 “탄핵심판절차에서 앞으로는 전문 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