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뇌경색으로 쓰러진 보연 씨
어릴 적 부친 여의고 모친 재혼
기댈 곳 없어 19세 승려의 길로
갑작스러운 질병에 갈 곳 잃어
재활 위해선 거처 마련 시급
보연(가명·68) 씨는 새벽기도를 하던 습관으로 이른 아침 눈을 뜹니다. 보연 씨가 있는 곳은 좁고 추운 고시원입니다. 지난해 5월 갑작스러운 뇌경색 발병으로 우측 편마비, 언어장애가 있어 혼자 걷는 것도 힘들고, 부정확한 발음으로 사람들과 대화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 없기에 재활을 위해 오늘도 다시 일어나 고시원 복도를 걸어 다닙니다.
어릴 적 돌아가셔서 아버지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보연 씨를 데리고 혼자 살아갈 수 없었던 어머니는 새 가정을 찾았습니다. 그러던 중 질병을 앓게 된 어머니는 자신이 떠나고 난 후 재혼한 가족들에게 천덕꾸러기가 될 보연 씨를 걱정해 일찍부터 출가할 것을 권했습니다. 결국 보연 씨는 학업도 마치지 못하고 19세의 나이에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내 보연 씨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었지만, 수행 기간 중이라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보연 씨는 자신의 죄라며 평생 마음의 빚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승려 생활에 정진하던 중, 불교를 널리 알리는 데 보탬이 되고자 머무르던 사찰에서 나와 10년 전 작은 포교원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오랜 기간 수행하며 배운 경험으로 불교를 알리고 직접 음식도 만들며 넉넉하진 않지만 마음만은 가득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보연 씨의 행복도 그리 오래 가진 못했습니다.
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져 입원 치료를 하느라 월세를 내지 못해 집주인에게 강제 퇴거당하면서 희망이었던 포교원도, 미래도 캄캄한 어둠 속에 잠긴 듯했습니다. 출가 후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보연 씨는 주변에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수중에 남아있던 돈마저 입원 치료비로 사용하고 퇴원 후 갈 곳도 없었던 보연 씨는 결국 고시원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연 씨는 자신의 처지에 눈을 감아도 잠들 수 없습니다. 고시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한 마음만 커집니다. 승려로 살아오며 주머니에 있는 것들은 다 베풀며 살았지만 정작 보연 씨에게 남은 것은 낡은 승복 한 벌뿐이었습니다. 이 추운 겨울에 바람을 피할 외투 한 벌, 방 한 칸조차 보연 씨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한 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보연 씨에겐 고시원 복도를 걸어 다니는 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재활 운동 방법이었습니다. 보연 씨에게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재활을 위해 운동을 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 마련을 위해 보증금 도움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지난날에 자신의 베풂이 헛된 것이 아님을, 자신에게 남은 것이 승복 한 벌이 아님을 느낄 수 있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부산 북구청 복지정책과 윤슬기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0일 자 유연 씨
지난 10일 자 ‘남편 산재로 가장이 된 유연 씨’ 사연에 후원자 80명이 548만 4420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유연 씨 가족의 생활비로 쓸 예정입니다. 유연 씨는 “아직 세상은 온정의 손길로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새해의 시작을 이런 큰 기쁨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어 유연 씨도, 어린 딸도 지역사회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