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토마토 농가 침수 원인 규명, 특위 구성 놓고 갈등
부산 강서구의회 여야 의견 갈려
야 “당장 특위 꾸려 진상 밝혀야”
여 “시간 촉박, 전문가 자문부터”
행정사무감사 앞두고 대립각
부산의 명물 대저토마토 농가들이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으로 침수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부산일보 10월 2일 자 11면 보도)을 제기하자 구의회 차원에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재해대책특별위원회 구성 논의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재난시스템 부실 문제 조사를 위해 당장 특별위원회 구성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위원회 구성은 무리가 있고 전문가 자문 결과를 받고 논의를 이어가자고 주장한다. 특별위원회 구성을 두고 양당 의견이 갈리면서 구의회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13일 부산 강서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구의회는 제250회 임시회 관련 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논의된 안건은 지난달 20일과 21일 내린 폭우 ‘재해대책특별위원회’ 구성 결의를 위한 임시회 소집 요구였다. 침수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농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해당 안건은 사전배수 부실, 펌프장 가동 의혹, 수문 관리 부실, 양수기 고장, 재난시스템 부실 등 재해가 인재인 부분이 드러난 부분이 많아서 농민들과 구민들은 이러한 부분을 진위 조사해서 밝혀달라는 민원이다.
지난달 20일과 21일 부산에 400mm가 넘게 내린 폭우로 부산의 명물 대저토마토 농가들이 피해를 봤는데, 농민들은 지자체가 침수 예방을 위한 사전 배수와 배수로의 흐름을 막는 공사장 현장 점검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빗물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토마토 농가 약 200곳 정도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농민들은 지자체의 침수 예방 대응 문제를 지적했다. 대저토마토 농가를 운영하는 권 모(55) 씨는 “농민들이 폭우가 오기 전 침수 예방을 위한 공사장 현장 점검 등을 구청에 요청했는데도 제대로 조치된 게 없다”고 말했다.
재해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두고 구의회는 현재 갈등을 빚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장 위원회 구성을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위원회 구성은 시간이 촉박하고 전문가 의견을 들은 뒤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서구의회는 총 7명으로 국민의힘 의원 4명, 민주당 의원 3명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안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의결정족수인 과반수 찬성이 되지 않아 부결된다.
민주당 측은 국민의힘 구의원들이 같은 당인 구청장 방어 차원에서 특별위원회 구성을 반대한다고 비판한다. 강서구의회 박상준(강서 가) 의원은 “사전배수와 펌프장 가동 문제, 주민들이 구청에 에코델타시티 임시 가도 철거를 요청했지만 관리가 소홀했던 점 등 이번 재해가 인재였다는 지적이 많아 농민들과 주민들은 진위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 수해가 인재인지에 대한 부분은 반드시 진위를 파악하고, 강서구청의 재난 시스템 부실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구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제대로 된 조사 내용도 없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건 시기상 맞지 않다고 맞섰다. 특별위원회 구성 자체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서구의회 김주홍 의장은 “다음 달 행정사무감사가 있어 기간이 촉박하고 위원회를 구성해도 조사할 시간이 많지 않다.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통해 결과를 받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행정사무감사 때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인재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밝혀내야 한다. 다만 급하게 특위를 구성했다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으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