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 가격인하·보증연장…수입차 상위권 재도약 전략
국내 시장에서 수년간 판매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폭스바겐코리아가 가격 인하와 파격적인 보증연장을 통해 시장 재도약에 나선다. 이달 말 인도되는 신형 ‘티구안’의 경우 기존 모델보다 10% 이상 낮아진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무상보증도 수입차 최고수준인 5년·15만km를 내걸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22일 온라인 미디어 데이를 열고 ‘3A’ 전략을 발표했다. 3A는 ‘모두가 누릴 수 있는’(모어 억세서블), ‘부담 없이 유지 가능한’(모어 어포더블), ‘더욱 진보된’(모어 어드밴스드)을 뜻한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2018년부터 수입차 시장의 문턱을 지속해서 낮춰왔으며, 3A 전략을 바탕으로 수입차의 진입장벽을 허물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말부터 고객에게 출고되는 신형 ‘티구안’부터 향후 출시되는 전모델 라인업의 소비자가격을 낮춘다.
티구안 TDI 프리미엄 트림의 경우 2020년형 권장소비자가격은 4300만 원이지만, 2021년형은 4060만원이다.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 할인 혜택을 받으면 3802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차량 유지비를 줄이기 위한 각종 혜택도 제공키로 했다.
우선 모든 신형 티구안 고객을 대상으로 5년·15만km 무상 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했다. 사고 수리 토탈 케어 서비스를 통해 모든 폭스바겐 신차 구매 고객은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사고 차량 보험 수리 때 총 5회까지 자기부담금도 무상 지원받을 수 있다. 블랙박스 장착 서비스도 무상으로 제공된다
비용 절감을 하면서도 첨단 안전·편의 기능은 대거 기본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신형 티구안에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무선 앱 커넥트 기능 등의 시스템이 장착됐다.
이처럼 폭스바겐코리아가 파격적인 가격과 무상보증을 내건 것은 2015년 하반기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이후 한국시장에서 판매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모델의 가격인하를 통해 반짝 성과는 있었지만 인증 문제 등으로 국내 출시 모델수가 많지 않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디젤게이트 이전인 2014년과 2015년에만해도 ‘티구안’, ‘골프’, ‘파사트’ 등이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2년 연속으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판매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향후 경쟁력 있는 가격과 보증 연장, 신차출시 등을 통해 재도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폭스바겐코리아는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ID.4’를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 기반의 ID.4를 시작으로 ID. 패밀리 모델을 순차적으로 국내에 선보이며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전기차뿐 아니라 가솔린·디젤 등 내연기관차 모델도 확대할 방침이다. ‘티구안 올스페이스’와 ‘아틀라스’ 등이 내년 국내 출시된다.
크랍 사장은 “본사가 2035년까지 유럽에서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한다고 했지만, (전세계적으로) 10~15년간 내연기관차가 지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 등 다른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