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수출, 2199억 달러 '역대 최대'…1~2월 일본 추월
작년 동기 대비 37.8%↑…반도체 '139%↑' 수출 견인
주력 수출품목 15→20개로 확대…전자기기·비철금속 등 추가
반도체 활황에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 수출액이 2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 경신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산업통상부 제공
우리나라가 효자 수출품목인 반도체 활황에 올해 1분기(1∼3월) 수출액이 2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글로벌 경기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를 중심으로 견인되는 상황에서 반도체가 수출 확대를 이끌면서 한국은 30% 이상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1분기 실적에서 사실상 일본을 제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1분기 수출입 동향’을 6일 발표했다.
우선, 산업부는 수출품목의 다변화 동향을 반영해 기존 '15대' 주력 수출 품목을 '20대'로 확대하고 전기기기, 비철금속, 농수산식품, 화장품, 생활용품을 새로 포함했다. 또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를 구분해 통계를 제공하는 등 반도체와 자동차, 바이오헬스를 포함한 주요 품목의 하위 분류 체계를 조정해 이번 동향 분석에 반영했다. 산업부가 수출입 분석을 위한 통계분류코드(MTI) 기준을 개정한 것은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
올해 1분기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37.8% 증가한 2199억 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1734억 달러), 2024년(1633억 달러)을 뛰어넘는 동기간 역대 최대 실적이다. 1분기 수입액은 10.9% 증가한 1694억 달러였다. 이로써 1분기 무역수지는 504억 달러 흑자로 전년 대비 437억 달러 개선됐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PC, 노트북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주요 수출 품목을 보면, 특히 반도체는 높은 메모리 가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서버 투자 확대로 수출을 견인했다.
올해 1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785억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39%나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D램은 249.1% 증가한 357억 9000만 달러, 낸드는 377.5% 증가한 53억 9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고 시스템반도체도 121억 1000만 달러로 13.5% 늘었다.
자동차 수출은 화물차의 수출액이 7억 1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63.9% 늘었지만 승용차와 승합차가 각각 2.2%, 31.7%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는 0.3% 줄어든 172억 달러에 그쳤다.
바이오헬스는 42억 달러로, 섬유제품은 K패션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10억 달러로 수출액이 각각 9.6%, 7.1% 늘었다.
이차전지의 경우 광물 가격 상승과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리튬이온전지 수출이 16.9%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9.9% 증가한 19억 6000 만달러에 달했다. 양극재는 11억 6000만 달러로 5.5% 감소했다.
전자기기 수출액은 40억 5000만 달러(2.5%↑)로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변압기·전선 등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고, 비철금속은 동·알루미늄을 비롯한 광물 가격 상승에 힘입어 40억 9000만 달러로 28.9% 증가했다.
소비재 품목 역시 K뷰티, K푸드 등 한류 확산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화장품은 작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한 31억 3000만 달러, 농수산식품 수출은 7.4% 늘어난 31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생활용품에서도 문구·완구(7억 8000만 달러·16.6%↑) 등이 호조세를 보이며 수출액은 21억 달러로 3.9% 늘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연합뉴스
올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 기준 한국 수출은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5위를 차지했고, 6위 일본과 7위 이탈리아를 포함한 상위 7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3월 실적을 반영한 1분기 수출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앞지를 전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분기별 실적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선 것은 2024년 2분기와 지난해 3분기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수출액 발표를 기준으로 엔화를 환산해 계산해보면 (올해 1분기 일본의 수출액은) 1895억 달러가량으로 우리와 300억 달러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며 "다만, 정확한 값은 아니어서 WTO 발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중동전쟁 여파 등의 악재를 우려하면서도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훈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나성화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반도체의 높은 가격이 유지될 거로 보여 5월 수출도 반도체 호조세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중동전쟁이라는 변수가 계속 증폭되는 구조여서 이 부분이 여러 측면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중동전쟁은 큰 틀에서 외생변수라면 (삼성전자) 노사 갈등 이슈는 내생변수”라고 짚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미국 관세의 불확실성 등 향후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1분기 수출 호조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수출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