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학들 하나로 묶는 '개방형 연합' 청사진
버지니아텍처럼 산학 자립 목표
석당박물관·리움미술관 협력도
동아·동서 글로컬 연합대학은 지역에 밀접한 산업과 직접 연결되는 공동 연구 네트워크를 형성 중이다. 지산학 공동전략협의체 회의 모습. 동아·동서 글로컬 연합대학 제공
동아대학교와 동서대학교가 공동으로 그리는 글로컬대학 연합모델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5년의 사업 기간이 종료되는 2028년 이후, 이른바 ‘POST 글로컬’ 시대에 부산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역 대표 대학으로 도약하는 데 있다.
대표적인 장기 비전의 롤모델은 미국 버지니아텍의 타이어 연구 센터 사례다. 버지니아텍이 글로벌 유수의 타이어 기업 13곳과 견고한 협력 체계를 맺고 공동 연구를 수행하며 막대한 연구 재원을 자생적으로 조달하는 것처럼, 동아대·동서대 연합대학 역시 지역에 밀집한 부품 소재와 해양 산업, 문화 콘텐츠 기반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직접 연결되는 공동 연구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갈 방침이다.
이미 2025년 8월 동아대 AI디지털트윈SW실증센터가 수도권 대형 대학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유럽연합의 대규모 연구 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 ‘에너지 빌더(Energy Builder)’의 한국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며 국제 공동연구를 주도하는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양 대학은 이를 든든한 교두보로 삼아 독일 슈타인바이스 한국센터의 전이센터 모델을 연합 산단에 본격적으로 적용하여 기초 연구 성과가 글로벌 시장의 상용화 기술로 수익을 창출하는 역량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POST 글로컬의 확장 가능성은 구체화되고 있다. 동아대 석당박물관을 B-헤리티지 분야의 필드 캠퍼스이자 시민 문화 향유의 장으로 삼고, 동서대 가상융합기술연구원의 AI 영상·디지털 트윈·가상융합 기술을 접목해 가상박물관 등 문화유산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하는 구상이다. 여기에 삼성문화재단과의 문화사업 교류 협약에 따라 전국 2대 대학박물관인 동아대 석당박물관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움미술관 간 공동 전시와 학술·교육 프로그램이 더해지며, 지역 문화유산이 국내 대표 문화기관과 연결되는 글로컬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두 사립대의 기능 연합 모델이 완벽하게 안착하면, 장기적으로는 부산 지역 내 다수의 대학들이 자유롭게 합류할 수 있는 거대한 ‘개방형 연합대학’ 시스템으로 외연을 확장하고자 한다. 영국의 런던 대학 연합체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시스템 등이 그 롤모델이다. 부산 지역의 학생들이 복잡하고 소모적인 입학이나 편입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수강 신청이라는 간단한 행위만으로 각 대학이 보유한 최고의 특화 분야 강의를 마음껏 골라 들을 수 있는 혁신적인 오픈 캠퍼스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개별 대학이 겪고 있는 치명적인 존립 위기를 대학 간의 폭넓은 자원 공유와 철저한 특성화 전략이라는 무기로 정면 돌파하는 가장 이상적이고 생존 가능성이 높은 미래 대학의 밑그림”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