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시대에도 증시 불공정 횡행…기업 이익 빼돌린 사주일가, 불법리딩방 세무조사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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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증시 불공정 행위 31곳 세무조사
주가조작·회계사기로 사주 이익 챙기고
터널처럼 통로 만들어 회사 자금유출도

6일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안덕수 조사국장이 주식시장에서 허위공시·미공개정보 등으로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긴 기업 사주 등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6일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안덕수 조사국장이 주식시장에서 허위공시·미공개정보 등으로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긴 기업 사주 등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 A사는 제조업을 하는 상장회사다. 주가조작 세력 B는 A사를 인수한 뒤, 허위로 신사업을 한다며 거짓 세금계산서 200억 원 어치를 발행하고 사업이 불투명한 현지법인에 투자금 300억 원을 송금하는 등 개미투자자를 유인했다.

이후 주가가 오르자 투기세력들은 전환사채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렸고 이는 고스란히 물량폭탄이 돼 소액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 C는 유튜브 등을 통해 주식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정보제공업체다. 이른바 ‘리딩방’이다. 대표 D는 미리 특정종목을 대량 매수해두고, 유료회원들에게 해당종목을 사들이도록 해 유인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는 이후 보유주식을 전량 매도하는 방식으로 회원들에게 40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

국세청은 “주식시장에서 허위공시·미공개정보 등으로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긴 기업 사주와 불법리딩방 등 불공정행위를 저지른 31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작년 7월 27개업체 세무조사에 이어 두번째다. 31곳은 △주가조작 11곳 △터널링(자산·이익 빼돌리기) 15곳 △불법리딩방 5곳개 등 3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한 업체는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두는데도 회계감사 때 자료를 일부러 제출하지 않아 감사의견 미달로 상장폐지됐다. 그 와중에 회사의 제조기술을 사주일가 지배법인으로 이전시켰으며 소액주주들은 주가하락과 거래정지로 큰 손해를 입었다.

국세청은 “조사대상 업체 중 상장회사는 절반이상이 감사거절 등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주가는 최대 10분의 1수준으로 폭락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고 바닥에 터널을 뚫어 물건을 빼내듯, 기업에 자금유출 통로를 만들어 사주일가에게 이익을 빼돌린 ‘터널링’ 업체가 있다. 이들은 상장기업을 개인 소유회사처럼 취급하며 통행세를 받아냈다.

한 업체는 투자경력도 없는 사주지인의 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한 뒤 펀드를 통해 사주가 운영하는 부실기업의 전환사채 100억원 이상을 인수하게 해 회삿돈을 부당하게 유출시켰다.

또 ‘추천주 300% 급등’ ‘3일내 100% 수익보장’ 등 자극적인 문구로 회원가입을 종용한 뒤, 추천주식이 오르면 회원들에게 물량을 떠넘기며 자신들의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챙겼다. 유료멤버십으로 고정수입을 확보하고도 회원들에게 물량을 팔아치운 것이다.

국세청은 “증시에서 불공정 거래를 통해서는 단 한푼의 이익도 챙길 수 없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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