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여는 시] 어린이날에
윤제림(1960~)
일본에서 크는 어린 손녀를 생각하며
일력(日曆)에다
이렇게 써넣었습니다
-시연이가 행복한 날이길
느낌표를 찍으려다 말고 손녀 이름 곁에
끼움 표시를 하고
몇 자 더 적었습니다
-시연이와 그의 친구들
모두!
내 손녀가 행복하려면
내 손녀와 함께 살아갈
지구 위의
어린이가
전부 다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하마터면
잊을 뻔했습니다.
시집 〈스물다섯살을 반성함〉 (2025) 중에서
‘4세 고시’란 말이 있습니다. 만 4세 전후의 아이들이 영어유치원에 가기 위해 치른다는 시험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를 통해 무조건적인 사랑과 일상의 행복을 경험하지만 이 시대의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까요. 어떤 사랑은 때로 폭력이기도 합니다. 돌봄과 보호가 필요한 우리의 미래. 어린이의 첫 번째 행복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 합니다.
사랑받을 때 가장 크게 성장한다는 아이들. 시인의 마음처럼 모든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일 때 내 아이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아이가 행복해서 부모도 행복하고, 부모가 행복해서 아이도 행복한 세상을 바라봅니다. 사랑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 아이들. 지구 위의 모든 어린이가 다 행복하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에 제 마음도 보태어봅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이 거리에 더 많아졌음 좋겠습니다. 신정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