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르무즈 우리 선박 피격 가능성, 엄정한 대응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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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화물선 폭발 후 화재, 원인 조사 중
미 또 파병 요구 국익 우선 외교 해법 찾길

미국과 이란이 충돌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사 HMM 운용 선박이 폭발과 화재 사고를 당한 지 이틀째인 5일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을 중심으로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광저우에서 열린 HMM나무호의 진수식.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충돌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사 HMM 운용 선박이 폭발과 화재 사고를 당한 지 이틀째인 5일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을 중심으로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광저우에서 열린 HMM나무호의 진수식.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 지역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사가 운용 중인 선박에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미국이 걸프 해역에 갇힌 민간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탈출할 수 있도록 군용기와 군함으로 호위하는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 작전을 개시한 직후 발생해 이란에 의한 피격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란이 한국 선사 선박이라는 것을 알고도 공격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체류 중인 한국 선박은 26척에 이른다.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4일 오후 8시 40분께 호르무즈 해협 안쪽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사 HMM 운용 중형 벌크 화물선 1척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쿵’하는 원인 모를 폭발 소리와 함께 선박 기관실 좌현 쪽에서 발생한 화재는 선원들의 자체 진화로 완진됐다. 당시 한국 선원 6명 등 24명이 승선 중이었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가 아직까지 피격 여부조차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외교력과 정보력을 총동원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우리 선박 화재와 관련해 국제 관계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 선박 화재 원인이 이란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합류를 압박하고 있다. 파병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선박 보호·호위 작전에 참여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주장의 골자다. 이미 그는 지난 3월 우리나라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할 것을 요청했다. 선박 화재가 이란의 공격으로 확인될 경우 정부 판단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미국은 전쟁 기여를 외면한 국가들에 노골적인 보복을 벌이고 있다. 국익을 우선한 슬기로운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번 폭발성 선박 화재를 계기로 청와대와 정부 대응에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란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졌지만 그동안 현지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과 선원을 구출하는 등의 외교적 해법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외교·안보 대응 라인을 전면 재점검해 선박 안에 고립된 채 불안에 떨고 있는 선원 등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지금은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도 성명서를 통해 책임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낙관적인 정세 판단과 모호한 외교 기조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와 정부의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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