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서 故 안성기 기린 배우들…"큰 나무 같았던 분"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안성기 특별전' 필름시대사랑 등 7편 상영
박해일 "계시다는 이유만으로 든든한 분"
한예리 "큰 나무처럼 주변 살펴준 어른"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둘째 날인 3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CGV전주고사점에서 열린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 - 필름시대사랑' 관객과의 대화에서 배우 박해일이 고(故) 안성기 배우와의 추억에 대해 떠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동료 배우들은 고 안성기 배우를 ‘나무같이 든든한 선배’로 기억했다. 이번 영화제에선 안성기 배우를 기리기 위한 ‘안성기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다. 배우 박해일은 “안성기 선배님의 조금 낯선 영화를 영화제 안에서 즐겨보시길 권해드린다”고 말했다.
5일 전주국제영화제에 따르면, 안성기 특별전은 ‘필름시대사랑’을 비롯해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남자는 괴로워’(1994), ‘이방인’(1998) 등 7편을 상영하고 있다. 이외 ‘페어러브’(2009), ‘잠자는 남자’(1996), ‘부러진 화살’(2011) 등도 상영된다.
지난달 30일 CGV 전주고사에서 열린 안성기 출연 영화 ‘필름시대사랑’의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여한 배우 박해일은 “선배님은 매력적인 미소와 주름을 갖고 계신다. 제가 그 주름을 되게 좋아한다”며 “미소와 단단하고 차분했던 눈빛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필름시대사랑’은 정신병동에 입원한 할아버지와 손녀, 영화 조명팀 스태프의 여정을 통해 사랑과 필름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와 ‘춘몽’(2016) 등을 만든 장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안성기는 정신병동에 있는 할아버지 역을 맡았다. 한예리는 그런 할아버지의 손녀 역으로, 박해일은 조명팀 스태프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둘째 날인 3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CGV전주고사점에서 열린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 - 필름시대사랑' 관객과의 대화에서 배우 한예리가 고(故) 안성기 배우와의 추억에 대해 떠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해일은 2022년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으로 안성기를 다시 만났을 때도 든든한 존재감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 영화에서 그는 이순신 역을, 안성기는 이순신을 보좌한 어영담 역을 연기했다. 박해일은 “조선 수군의 갑옷을 입으시고 딱 모니터 앞에 앉아 계시는데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며 “단지 그분이 계신다는 이유로 모든 영화인이 에너지나 신뢰를 가졌다”고 말했다. 한예리는 ‘필름시대사랑’ 속 인물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나오는 장면에서, 안성기 목소리가 지닌 힘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경험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안성기 배우가) 정말 편하게 대해주시고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시던 기억이 난다”며 “불편한 것 없이 정말 다정한 사람과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필름시대사랑’은 장률 감독이 서울노인영화제로부터 제안받고 만든 작품이다. 장률 감독은 “안성기 배우에게도 출연을 부탁할 때 ‘선배님 저를 거절하는 건 괜찮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거절하는 건 한국의 노인을 거절하는 겁니다’라고 협박 비슷하게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안성기 선배님은 필름 시대와 디지털 시대를 다 겪었고 따뜻한 사람이다. 영화의 정서와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해일은 ‘안성기 특별전’을 통해 배우 안성기의 연기를 즐기고, 느껴달라고 당부했다. 박해일은 “배우 입장에서 보면 생을 다해도 필름은 남는다”며 “안성기 선배님의 조금 낯선 영화를 영화제 안에서 즐겨보시는 것도 권해드린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