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대웅전 벽화’ 4점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 30일간 예고 기간 거쳐 지정
조선 후기 불교 신앙·미술사적 가치 반영
삼불 신앙과 관음·달마 신앙 결합은 유일
원형 유지·18세기 영남 화승 사료적 가치
범어사 대웅전 벽화(아미타여래삼존도). 범어사 제공
범어사 대웅전 벽화(약사여래삼존도). 범어사 제공
부산의 최고 건축 문화재로 손꼽히는 범어사 대웅전 벽화가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 예고됐다. 이로써 범어사는 대웅전 건물, 봉안 불상, 벽화에 이르기까지 불전 공간을 이루는 핵심 요소 모두가 보물로 평가받게 됐다.
3일 범어사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30일 자로 범어사 대웅전 벽화 4점을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 예고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웅전 벽화를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범어사 대웅전 벽화(관음보살도). 범어사 제공
범어사 대웅전 벽화(달마·혜가단비도). 범어사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범어사 소유의 대웅전 벽화는 △약사여래삼존도 △관음보살도 △아미타여래삼존도 △달마·혜가단비도 등 4점이다. 범어사 대웅전 내부에는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보물)을 중심으로 동쪽 벽에는 약사여래삼존도, 서쪽 벽에는 아미타여래삼존도가 배치돼 삼불 신앙의 세계관을 하나의 공간 안에 입체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는 조선 후기 불교가 지향한 이상 세계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구성으로, 불전 공간 연출의 완성도를 잘 보여준다. 대웅전 양 옆문 상단 벽에는 동쪽에 관음보살도, 서쪽에 달마·혜가단비도 벽화가 함께 배치돼 있는데, 이것은 달마대사가 관음의 화신이라는 신앙적 배경을 도상으로 풀어낸 것이다. 삼불 신앙 세계를 구현한 벽화와 관음보살·달마대사 벽화 4점이 한 불전 내에 구현된 사례는 범어사 대웅전이 유일하다.
범어사 대웅전 벽화. 범어사 제공
따라서 이번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 대상은 조선 후기 삼불 신앙 및 관음·달마 신앙을 파악할 수 있는 벽화로, 대웅전 공간의 신앙적 지향점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보수 과정에서 불상에 채색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해 18세기 전반 영남 지역 화승 집단의 활동과 화풍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사료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범어사 대웅전. 범어사 제공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은 “범어사 대웅전 벽화는 조선 후기 불교 신앙과 미술이 집약된 상징적인 작품”이라며 “이번 보물 지정 예고를 계기로 범어사 대웅전 역사와 예술적 가치가 더욱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