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총 전자투표 도입 역대 최대… 올해 994개사 이용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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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결제원 ‘K-VOTE’ 이용
행사 주식 수 75억 4000만 기록
투명성·책임 경영 강화 영향
내년 시행 전자주총 기반 기대

정기 주주총회 전자투표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예탁결제원 서울 사옥. 부산일보DB 정기 주주총회 전자투표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예탁결제원 서울 사옥. 부산일보DB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한 기업이 1000곳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주권 강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 변화가 맞물리면서 전자 의결권 행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 전자투표시스템(K-VOTE) 운영 결과, 전자투표 이용 회사와 행사 주식 수, 행사율 등 전 지표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우선 K-VOTE를 이용한 회사는 총 994개사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921개사보다 73개사가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상장사는 952개사였으며, 시장별로는 코스피 423개사, 코스닥 520개사, 코네스 9개사 등이었다. 특히 내년 전자주주총회 의무 개최 대상인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의 상장사 211개사 중 149개사(70.6%)가 올해 K-VOTE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K-VOTE를 이용한 전자투표 행사 주식 수와 행사율 역시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행사 주식 수는 75억 4000만 주로, 지난해(64억 8000만 주) 대비 10억 7000만 주 늘었다. 행사율 역시 13.6%로, 지난해(12.4%) 대비 1.2%포인트(P) 증가했다.

행사 주식 수는 전자투표로 실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수를 말한다. 전체 발행 주식 중 주주들이 전자투표로 찬성이나 반대, 기권 의사를 표시한 주식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다. 행사율은 그 비율을 말한다. 두 지표는 주주들이 실제로 얼마나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했는지 보여준다.

주주 유형별 행사 기여도에서는 기관투자자(연기금·운용사·보험사)가 45.1%로 가장 많았고, 법인(32.8%)과 개인(19.6%)이 뒤를 이었다. 특히 연기금의 경우 국민연금 등 7개 기관이 20억 6000만 주의 전자투표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K-VOTE를 이용한 전자투표 이용 증가 추세는 기업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제도적 변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권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높아지면서, 비대면 방식의 의결권 행사 수단인 전자투표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예탁결제원이 추진한 사전 홍보와 현장 지원도 성과를 뒷받침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말부터 상장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기관투자자 대상 안내를 강화한 데 이어, 정기 주총 집중 기간에는 약 6주간 ‘정기 주총 전자투표 지원반’을 운영해 기업과 주주 모두를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했다. 발행 회사별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위탁 계약부터 투표 결과 확인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 점이 이용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전자투표 확산이 향후 주주총회 문화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물리적 참석이 어려운 소액 주주와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의결권 행사의 접근성과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은 내년부터 전자주주총회 제도가 본격 시행될 예정인 만큼, 전자적 의결권 행사 기반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탁결제원은 내년 1월 주주가 한 장소에 모이지 않고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참여하는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준비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대형 상장사들의 높은 K-VOTE 이용률은 내년 도입되는 전자주주총회 플랫폼의 주요 사용자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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