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소득세 지방 이양” 부산·경남 통합 특별법안 ‘파격’ [다시, 지방분권]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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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의원 28인 공동발의
법인세 30%·부가세 일부도 교부
매년 8조 원 자주재원 확보 기대

부산·경남 지역 의원 28인이 발의한 ‘경남부산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산업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는 국세인 양도소득세 등을 지방에 이양하는 파격적인 재정분권 조항이 담겼다. 재정분권 논의가 선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 속에서 나온 구체적 입법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지난 14일 발의됐다. 백종헌·김도읍·김미애·박성훈·정점식 의원 등 부산·경남을 지역구로 한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발의에 참여했다.

법안은 종전의 부산광역시, 경상남도 등 기존 광역자치단체를 폐지하고 경남부산통합특별시(가칭)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부산·경남을 경제·산업수도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눈에 띄는 것은 재정분권 관련 조항이다. 법안 제73조는 통합특별시 관할구역 내에서 징수하는 양도소득세 전액을 통합특별시에 교부하도록 했다. 국세인 법인세는 총액의 30% 이상을, 마찬가지로 국세인 부가가치세 중 지방소비세를 제외한 금액의 5% 이상도 지방에 교부하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중앙정부가 독점해온 세수를 지역과 나누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의 목표치도 명시했다. 법안 제69조는 통합특별시 출범 후 10년 이내에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6대 4 수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방세 자율권도 대폭 강화했다. 법안 제81조는 통합특별시조례로 지방세 세율을 현행 법정 세율 대비 최대 2배까지 올리거나 세율 전체를 0으로 낮추는 것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사실상 지방세 세율 결정권을 통합특별시에 넘기는 조항이다. 또 환경보호, 지역자원 이용, 공공서비스 확충을 위해 새로운 지방세 세목 신설도 가능하도록 특례를 뒀다. 현행 헌법과 지방세법 체계에서 극히 제한적이었던 지방의 세율 자율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방교부세 특례도 담겼다. 법안 제74조는 통합특별시 출범 후 지방교부세 법정률을 내국세 총액의 22.24%(현행 19.24%에서 3%포인트 인상)로 조정하고, 보통교부세 가산 특례 등을 적용했다. 포괄보조금 확대와 관련해서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특별한 사유 없이는 통합특별시장의 포괄보조 요청을 반영해야 한다는 조항(제76조)을 뒀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장기적으로 매년 8조 원 이상의 자주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자치권 확보와 지역 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특례 조항도 대거 포함됐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10년간 투자심사 및 타당성 조사 면제 조항 등도 담겼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오늘 발의한 특별법에 담긴 자치권은 지방주도 성장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틀”이라며 “특별법은 단순한 행정구역의 결합을 넘어 통합특별시가 완전한 지방정부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지방분권형 행정통합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려면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다. 과감한 재정분권 특례 조항이 담긴 만큼 기획예산처·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의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국회를 통과한 전남광주통합특별법도 중앙부처의 반발로 각종 특례 조항이 대거 삭제됐다. 전남·광주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 4로 조정하고 보통교부세 10년 지원, 균형발전기금 조성 등을 명문화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정부 논의 과정에서 대부분 빠졌다. 재정분권 관련 핵심 조항이 얼마나 살아남느냐가 이번 특별법 논의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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