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희망 씨의 용기 있는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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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로 가족 앗아간 소뇌위축증
어김없이 자신에게도 들이닥쳐
절망 딛고 마음 다잡으려 애써도
당장 임대주택 보증금 마련 막막

유독 시린 바람이 몰아치던 지난해 12월, 온수도 난방도 나오지 않는 어느 건물 옥탑방 앞에서 30대 여성인 희망 씨(가명)를 처음 만났습니다. 눈처럼 하얀 피부를 가진 희망 씨였지만, 그를 향해 다가오는 걸음걸이는 위태롭기 그지없었습니다. 지지할 곳이 없으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불안하게 내딛는 한 발, 한 발. 그것은 서른다섯 청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무거운 삶의 무게였습니다.


희망 씨의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약 1년 전이었습니다. 친구와 시작한 공간대여업의 수입이 일정치 않아 야간 식당 주방일까지 병행하던 성실한 청년이었습니다. 자꾸 제 발에 걸려 넘어지고 걷다가 휘청이는 일이 잦아졌지만, 그저 밤낮없이 일한 탓에 쌓인 피로라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병원에 가보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희망 씨는 직감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내 몸에 찾아온 이 불청객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희망 씨에게 ‘소뇌위축증’은 지독한 저주와도 같았습니다.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그리고 어머니까지 모두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몸의 운동협응 기능이 서서히 사라지는 이 병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차례로 앗아갔습니다. 어머니가 투병 끝에 돌아가셨을 때 희망 씨의 나이는 고작 12살이었습니다. 어머니의 고통스러운 마지막을 생생히 기억하기에, 희망 씨는 의사의 입에서 그 병명이 나오는 것이 죽기보다 두려웠습니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보며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오랜 설득 끝에 드디어 마주한 진단명은 역시나였습니다. 예상했던 결과였음에도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다잡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희망 씨는 다시 용기를 내보려 합니다.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오히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꾸준한 재활 치료를 통해 기능의 퇴화를 최대한 늦추고, 10년 뒤 혹은 그 이후에 찾아올지 모를 새로운 의학적 기적을 기다리며 오늘을 살아가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희망 씨 앞에 놓인 현실은 여전히 차디찬 겨울입니다. 투병과 함께 사업은 폐업에 이르렀고, 대출금을 갚기 위해 살던 집과 차량을 모두 처분했습니다. 현재 머물고 있는 옥탑방조차 곧 비워줘야 하는 퇴거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다행히 LH전세임대주택 대상자로 선정되었으나, 당장 납부해야 할 본인부담금조차 마련할 길이 없습니다.

병원 문턱을 넘는 데에만 수십 년의 용기가 필요했던 희망 씨. 이제 그가 따뜻한 집에서 안전하게 지내며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을 보태야 할 때입니다.

△강서구청 복지돌봄과 송지영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http://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3일 자 나연이

지난 3일 자로 보도된 ‘열세 살 나연이의 작은 소망’ 사연에 100명의 후원자가 1120만 4494원을, BNK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소중한 후원금은 나연이네 가족의 주거 위기를 막고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모금액은 보증금과 이사비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나연이는 “많은 분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우리 가족이 다시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었다”라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가족을 지켜온 나연이는 앞으로도 더욱 성실히 생활하며 받은 도움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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