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도매시장 알뜰 장보기]모든 것이 오르는 '고물가 시대', 우리는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간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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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반여·엄궁농산물도매시장 '인기'
고물가 시대에 알뜰 장보기로 각광
전국 각지서 신선한 과일·채소 '가득'
새벽 경매 뒤 오전 5시께부터 구입 가능
“친구·가족 단위 공동 구매하면 알뜰 쇼핑”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은 매일 새벽 전국 각지에서 200여 종의 과일과 채소가 거래된다. 김한수 기자 hangang@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은 매일 새벽 전국 각지에서 200여 종의 과일과 채소가 거래된다. 김한수 기자 hangang@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삼중고(高) 시대. 유튜브와 블로그, TV에서는 국내외 경제 상황을 담은 암울한 뉴스들이 쏟아진다. 실물 경기는 점점 어려워지면서, 중산층과 서민들의 지갑 사정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는 것은 지금 같은 시기엔 ‘미덕’이 아니라 ‘필수’다.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좀 더 알뜰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시민들이 꼭 찾는 곳이 있다. 바로 농산물도매시장이다. 농산물도매시장은 농산물이 생산지에서 처음 도착하는 곳이자, 마트·전통시장 등으로 도매 농산물이 나가는 출발점이다. 바로 그것이 알뜰 소비자들이 공략해야 할 포인트인 셈이다.


지난 10일 새벽 3시께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 내에서 채소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 지난 10일 새벽 3시께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 내에서 채소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

■열기 넘치는 농산물시장의 새벽

지난 10일 오전 3시, 환한 조명이 켜진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청과물동은 이미 아침과 같았다. “두릅, 두릅, 두릅, 두릅…”. 바퀴 달린 이동식 경매대에 오른 한 경매사의 우렁찬 목소리가 건물 내 스피커로 흘러나왔다. 경매사는 경매 물건 한 건당 3~4초마다 채소들을 낙찰시키며 경매를 이어갔다. 신선한 채소를 낙찰받으려는 중도매인들은 소리 없이 경매 응찰기에 숫자를 누르며 경매에 참여했다. 순간순간 낙찰자가 결정된 채소들은 지게차와 손수레에 실려 중도매인들의 매대나 건물 밖에 대기 중인 트럭으로 빠져나갔다.

부산에는 반여동 반여농산물도매시장과 사상구 엄궁동 엄궁농산물도매시장, 두 곳에서 농산물들이 도매로 거래되고 있다. 반여농산물시장은 동부산권, 엄궁농산물시장은 서부산권 소비자·도소매업자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농산물시장에서는 부산·경남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농가에서 생산된 250여 가지·수백t의 채소와 과일 등이 매일 거래되고 있다. 두 농산물시장에는 동부청과·부산중앙청과·농협공판장(반여), 농협부산공판장·부산청과·항도청과(엄궁) 각각 3개의 도매법인들이 개별적으로 농산물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새벽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 대기 중인 파프리카와 오이. 김한수 기자 hangang@ 지난 10일 새벽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 대기 중인 파프리카와 오이. 김한수 기자 hangang@

매일 산지에서 반여·엄궁농산물시장으로 모이는 채소와 과일들은 오전 2시께부터 오전 4시께까지 경매를 거쳐 중도매인들에게 거래된다. 중도매인들은 낙찰받은 상품들을 손질한 뒤 오전 5시 전후에 채소·야채 등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이 시각이 바로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신선한 상태의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다. 영업 시작 시간이 빠른 만큼, 영업 종료 시간도 일반 전통시장이나 마트보다는 빠르다. 소비자들은 매장에 따라 오후 3시~4시 전후까지 채소와 야채를 살 수 있다.


■“마트보다 20~30% 저렴하죠”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엄궁농산물시장 내 농협공판장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공판장 주변 주차장 곳곳은 농산물을 실어 나르는 트럭과 소비자들의 차량으로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소비자들은 이날 중도매인들의 판매대에 올라온 신선한 딸기, 참외, 짭짤이 토마토 등을 둘러보며 알뜰 쇼핑을 하고 있었다.



지난 10일 새벽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 대기 중인 대파. 김한수 기자 hangang@ 지난 10일 새벽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 대기 중인 대파. 김한수 기자 hangang@

딸과 함께 엄궁농산물시장을 찾은 한 40대 주부는 “최근에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500g 딸기 한 바구니를 마트에서 7500원에 구입했는데, 여기서는 5000원에 더 신선한 제품을 샀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언제나 엄궁농산물시장은 마트나 전통시장보다 훨씬 신선한 과일을 살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며 “저렴한 가격에 산지에서 바로 온 과일을 살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품목과 계절, 상품 수급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농산물시장에서는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20~30%가량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보다 다소 불편한 주차시설이나 긴 동선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새벽 또는 오전 이른 시간에 조금만 발품을 판다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지난 10일 새벽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 대기 중인 딸기. 김한수 기자 hangang@ 지난 10일 새벽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 대기 중인 딸기. 김한수 기자 hangang@

실제 소비자이자 매일 생산자와 중도매인을 연결하는 경매사는 소비자들이 농산물시장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추천한다. 농협부산공판장 백용흠 경매부장은 “소비자들이 농산물시장에서 일반 대형마트에서 딸기를 9500원~1만 원 정도에 구입한다면, 농산물시장에서는 7000원~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 부장은 “매일매일 산지에서 올라온 신선한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모든 경매사와 중도매인들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백 부장은 “4월 중순인 지금, 참외가 가장 맛이 좋을 때”라며 소비자들의 구입을 추천했다.


지난 10일 새벽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중도매인들이 경매 대기 중인 짭짤이 토마토를 살펴보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 지난 10일 새벽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중도매인들이 경매 대기 중인 짭짤이 토마토를 살펴보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

■공동 구매하면 알뜰 쇼핑 가능

농산물시장은 도매 거래가 소매 거래 비중이 크다. 때문에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와 달리 중도매인의 거래 형태나 점포 규모 등에 따라 소규모 단위 거래가 다소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한 명이 아닌 둘 이상의 소비자가 함께 구매하는 ‘공동 구매’가 이득이다. 조범제 항도청과 전무는 “도매시장이다 보니 kg 단위 거래보다는 상자 단위 거래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친구나 가족들이 함께 한 상자를 공동으로 구입한다면 개별 구입보다 가격이 저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농산물시장 중도매인들은 더 많은 소비자들이 신선한 제철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길 바라고 있다. 반여농산물시장 농협공판장 79번 중도매인인 안둘선 (주)신명유통 대표는 “집 근처 대형마트가 쇼핑하기에는 편하지만, 더욱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은 농산물시장이라고 확신한다”며 “경제가 어려운 지금 같은 시기에 소비자들이 제철 국산 농산물을 좀 더 많이 구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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