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울경 맞춤형 '메가특구' 유치 전략 필요하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4대 분야, 제한에서 허용 중심으로 전환
동남권, 기존 산업과 결합이 성패 될 듯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대규모 지역 단위 규제특구인 ‘메가특구’ 조성을 공식화했다.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균형성장 전략인 ‘5극3특’과 연계해 로봇, 재생에너지, 바이오, AI자율주행차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광역·초광역권 메가특구를 조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핵심 성장거점으로 삼아 선도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고 지역 특화산업을 집적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기존의 제한 중심 규제를 허용 중심으로 전환해 산업 성장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번 구상은 규제개혁을 성장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규제 방식의 전환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기존의 포지티브 규제에서 벗어나 금지된 것만 제외하고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라”고 주문했다. 자율주행 실증을 도시 전체로 확대하고 무인 소방로봇의 도로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은 이러한 변화의 단면이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마다 허가와 규정 변경을 기다리다 경쟁력을 잃는 일이 반복돼 왔다. 수도권 집중이 자원 배분의 비효율과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특히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 대도시가 인구 유출과 산업 기반 약화라는 이중고를 겪는 상황에서 이번 발언은 규제의 문을 열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정부가 제시한 메가특구 모델은 기존 특구 정책과 결을 달리한다. 로봇, 바이오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메뉴판식 규제특례’ ‘수요응답형 규제유예’ ‘업그레이드 규제샌드박스’를 결합했다. 기업과 지방정부가 필요한 규제완화를 선택하거나 요청하면 심의를 거쳐 즉시 적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재정·세제·인재·연구개발(R&D)을 묶은 7대 정책 패키지와 1조 원 규모 메가펀드도 더해졌다.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권한의 지방 이양, 데이터 활용 확대 등은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특히 창업기업 행정서류를 줄이고 행정조사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은 실질적 규제개혁을 겨냥한다. 단편적 규제개혁을 묶어 지역 혁신과 연결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관건은 이러한 정책이 지역 현장에서 얼마나 현실화되느냐다. 메가특구는 기업과 지자체가 계획을 수립해 신청하면 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되는 구조로 권역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수도권은 물론 각 지방이 전략 산업을 앞세워 유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부울경 역시 경쟁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동남권은 조선, 자동차, 우주항공 등 기존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로봇, 바이오, AI자율주행차 등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결국 부울경의 위치는 지금의 준비와 선택에 달려 있다. 메가특구가 지역경제를 살릴 성장 거점이 될지, 또 하나의 정책 실험에 그칠지는 각 지역의 전략에 달렸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