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커피 도시 부산, 생산·유통 중심 산업으로 키우자
'커넥트 커피 부산 2026' 산업 확장 모색
밸류체인 구축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을
2026 커넥트 커피 부산이 15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렸다. 세션2 신은수 커피스니퍼 대표.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은 국내 대표적인 커피 도시다. 수입 생두 90% 이상이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다. 1만 개가 넘는 카페, 다양한 커피 축제,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커피 산업을 매개로 도시 경쟁력을 강화할 인프라를 충분히 갖춘 셈이다. 〈부산일보〉가 15일 개최한 ‘커넥트 커피 부산 2026’은 부산이 커피 소비 도시를 넘어 산업 도시로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한 장이었다. 후안 루이스 전 스페셜티커피협회 이사장의 기조 강연을 비롯해 2개 세션을 통해 커피 산업 밸류체인 구축과 글로벌 협력, 로컬 브랜드 성장, 커피를 통한 도시 문화 재편 전략 등이 다뤄졌다. 글로벌 커피 도시의 잠재력을 알리고 유통·브랜드·교육·기술을 아우르는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강점인 물류 인프라가 아직 커피 산업으로 연결되지 못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생두가 부산항에 들어오지만, 그중 80% 이상이 수도권으로 이동해 로스팅된 뒤 다시 부산으로 유통된다. 보관 중심 구조에 머물러 고부가가치 창출 기회가 외부로 유출되는 구조다. 원두 수입, 물류, 가공, 유통 단계가 기업별·산업별로 분절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커피가 도착하는 도시일 뿐 커피의 가치가 시작되는 도시가 아닌 셈이다. 커피 산업은 생두 수입, 저장과 보관, 가공, 물류와 유통, 브랜드, 소비까지 이어지는 전형적인 연결 산업이다. 커피 연관 산업 밸류체인을 지역에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첫 번째 세션 ‘커피도시 부산, 밸류체인으로 여는 미래’에서 제시된 글로벌 사례는 부산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보여줬다. 두바이의 DMCC는 단순한 물류 거점이 아니라 거래와 가공, 금융과 교육까지 결합된 하나의 커피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벨기에의 앤트워프 역시 단순한 항만이 아니라 커피의 품질과 가격, 유통이 결정되는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부산도 두 도시처럼 산업적 확장을 위해 거래·가공·금융이 결합된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고, 대규모 저장과 유통 기능을 기반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커피 허브로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에는 우수한 로컬 커피 브랜드도 있고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가 많다. 단순히 좋은 브랜드가 있는 도시를 넘어 생산·유통 중심 산업을 지닌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커피 산업 육성의 정책 방향을 단순 지원 확대가 아닌 산업구조 재설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부산은 생두의 생산과 물류 과정을 추적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이미 구축한 상태다. 나아가 로스터리, 브랜드, 데이터 기업 등 고부가가치 영역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산업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 글로벌 앵커기업 유치, 규제 완화, 산업 간 융합 구조 구축을 통해 클러스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것이 부산이 글로벌 커피 산업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