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대사 후보에 한국계 '미셸 박 스틸'
1년 넘게 이어진 대사 공백 상황 해소
20대 때 미국 이주, 공화당 하원 출신
LA서 잔뼈 굵어 한인사회 이해도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2기 트럼프 행정부 첫 주한미국대사 후보로 한국계 여성 정치인인 미셸 박 스틸(사진·한국명 박은주) 전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주한미국대사 지명을 발표하고 연방 상원에 인준을 요청했다. 인준 절차가 완료돼 정식 임명되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한 뒤 1년 넘게 이어진 주한미국대사 공백 상황이 해소된다.
스틸 지명자는 공화당의 대표적인 한국계 정치인 출신으로, 트럼프 정치의 인사이더로 통한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한국 이름은 ‘박은주’였다. 막 20대에 접어든 1970년대 중반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다. 스틸 지명자는 캘리포니아주 페퍼다인대를 졸업한 뒤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쳤다.
그는 2020년과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두 차례 선출됐다. 45선거구에서 48선거구로 선거구가 조정됐는데도 재선에 성공했지만 2024년 약 600표의 근소한 차이로 3선에 실패했다.
2006년 11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 선거를 시작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이 지역에서 6차례 크고 작은 선거를 연거푸 승리해 현지에선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미국인 남편 숀 스틸 변호사와 결혼한 뒤 주부이던 스틸 지명자는 1992년 LA 폭동 사태로 한인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목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인들의 목소리가 미 주류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데 안타까움을 느껴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듬해인 1993년 LA 시장에 출마한 리처드 리오단 후보 캠프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LA시 소방국 커미셔너, 한미공화당 협회장. 오렌지카운티 슈퍼바이저 위원회 위원 등 이력을 쌓으며 성을 딴 ‘철(Steel)의 여인’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특히 2020년에는 한국계인 앤디 김(민주·뉴저지)·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주)·영 김(공화·캘리포니아주) 의원과 나란히 당선되면서 연방하원에 양당 소속 한국계가 2명씩 포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 중에서도 스틸 지명자는 대규모 한인 커뮤니티가 있는 LA에서 잔뼈가 굵어 다른 한국계 정치인들보다 재미 한인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에도 능통해 한국인들과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또 스틸 지명자의 부모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한 실향민이다. 스틸 지명자가 하원의원 재임 기간 미국의 대중국 견제 강화를 촉구하는 한편, 탈북자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냈던 것은 자신의 가족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