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가시티 vs 행정통합, 실익과 실현 가능성 잘 따져야
여야가 동시에 내놓은 동남권 미래 전략
지방선거 경쟁으로 현실화 할 수 있어야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앞줄 왼쪽부터). 박완수 경남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 조경태 의원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경남부산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울산·경남이 한데 뭉쳐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재명 정부가 광역 행정통합을 추진하기 전부터 제기돼 온 필요성이다. 그 필요성에 의해 2020년 전후로 추진됐던 게 부울경 메가시티 조성 계획이었으나 광역 지자체장 교체 이후 2022년 백지화하고 말았다. 그랬던 메가시티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되살아나고 있다. 부울경 여권 후보들의 입을 통해서다. 반면 야권에서는 정부 주도 추진에 반발하며 미뤘던 행정통합안을 들고 나왔다. 야권이 특별법까지 발의하고 나섰기에 지방선거 기간 내도록 여야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울경 시도지사 후보들은 14일 ‘해양수도 메가시티’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해양수도라는 명칭이 새로 붙었지만 대체적인 얼개는 2020년 전후 추진된 메가시티 조성 계획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여권이 밀어붙인 행정통합이 부울경에서 무산된 뒤 3개 지자체장만 합의하면 당장 가동할 수 있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성사 속도를 최우선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규모 인센티브를 걸고 특별법에 의해 추진된 행정통합에 비해 정부의 재정 지원은 약할 수밖에 없다. 3개 지자체가 합의해야 사업 진행이 가능한 점 등 강제력에도 한계가 뚜렷해 옥상옥만 만들게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같은 날 ‘경남·부산행정통합 특별법’을 발의하고 나섰다. 자치법규의 범위를 확대하고 매년 8조 원 상당의 자주재원을 확보하는 방안과 가덕신공항 관리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현재 75%와 25%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각각 60%와 40%로 조정하는 재정 분권안 등 정부 권한의 대폭 이양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겨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나치게 파격적인 권한 이양을 요구하는 조항이 줄줄이 명시돼 실제 법제화 가능성이 낮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 주도 행정통합 거부로 난처해진 두 지자체장의 선거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들고 나온 메가시티와 행정통합 방안은 실익과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반비례 관계를 보여 준다. 실익이 크면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실현 가능성이 크면 실익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여야의 방안 모두 선거용 전략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금세 뒤따르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내놓은 방안은 동남권에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처럼 본격적으로 여야 모두 동남권을 어떻게든 한데 뭉치려는 시도를 한 것은 처음이어서다. 모처럼 선거 앞에 의미 있는 지역 이슈가 던져진 마당이라면 선거 기간 동안 실익과 실현 가능성을 제대로 따져 동남권 미래 전략을 현실화해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