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자영업 몰락, 지역 경제 살릴 산업생태계 혁신을
4년 만에 소상공인 8만 명 줄어들어
골목상권 자생력 높일 종합 대책 시급
부산 자영업자가 4년 새 8만여 명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일대 상가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빈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역세권에도 세입자를 구하는 임대 매물이 넘쳐난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폭증한 데 따른 것이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부산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4년 동안 지역 자영업자 8만 명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도시인 부산은 그동안 자영업 도시로 일컬어질 만큼 소상공인들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실핏줄 같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수도권 일극 체제 때문에 부산이 급격한 인구 감소에 시달리는 데다 기반 산업인 전통 제조업 등 지역 경제도 장기 부진에 시달리면서 자영업자들이 연쇄 폐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 자영업자는 지난 2021년 37만 명에서 지난해 28만 9000명으로 4년 만에 8만 명 넘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 2023년 이후에는 해마다 약 3만 명가량씩 줄었다. 부산 지역 경제의 버팀목인 자영업 붕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것이다. 특히 직원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21년 27만 6000명에서 지난해 20만 4000명으로 큰 감소 폭을 보인 것이다. 매출 감소를 감당할 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먼저 무너졌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골목상권의 위축은 부산 경제 체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더 큰 문제는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상당수도 악전고투 중이라는 것이다. 거리마다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이 넘쳐난다. 자영업자들은 경기 악화로 쌓인 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출에 의존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간신히 하루를 버티는 게 부산 자영업자들의 현주소다. 더욱이 원도심인 중구와 외곽 지역인 금정구, 기장군, 서구 소상공인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3억 4000만 원에 달한다. 현재 상황은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와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자영업 폐업 증가는 지역 고용은 물론 해당 가족과 종사자의 삶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자영업 침체가 고용 감소, 소비 위축, 지역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외식업은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자영업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공공 배달앱과 지역화폐 사용을 활성화해 자영업자들의 자생력을 높이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부산 서비스업의 기반을 이루는 자영업자가 흔들리면 이 여파는 관광 등 다른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자영업 생태계를 살릴 수 있도록 지역 산업생태계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자영업 여건 마련을 위한 총력 대응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