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지시 10개월, 결론 없는 ‘조합장 횡령 의혹’
부산 감만1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
첫 고소 시점 1년 7개월째 표류
비대위 “수사 의지는 있나” 반발
경찰 “동일 사건 겹쳐… 곧 결론”
부산 남구 감만동 감만1구역 조합원 일부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장 A 씨의 횡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회 정책영상플랫폼 캡처
부산 남구 감만1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9092세대)의 조합장 횡령 의혹 수사가 고소 접수 뒤 1년 7개월째 결론 없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경찰은 고소장 접수 후 약 4개월 만에 해당 조합장을 무혐의로 검찰에 불송치했지만, 같은 해 검찰의 보완수사 지시 이후에도 10개월가량 추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일부 조합원들은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수사를 방치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22일 부산경찰청과 감만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조합 등에 따르면 일반분양위원회 소속 조합원이 조합장 A 씨를 횡령 등의 혐의로 2024년 8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은 같은 해 9월부터 부산경찰청으로 이송돼 수사가 진행돼왔다. 이어 경찰은 4개월이 조금 지난 지난해 2월에 A 씨를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검찰로 사건을 보내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사를 매듭지은 것이다.
이에 불복한 고소인 측은 지난해 4월에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5월 21일 경찰에 보완수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이후에도 10개월이 다 되도록 경찰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초 고소 때부터 17일 현재까지 1년 7개월 동안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건의 발단은 A 씨가 2017년 3월 조합의 계좌에서 보관 중이던 40억 원을 수표로 인출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당시 재개발 사업이 일반분양에서 뉴스테이사업으로 전환되자 시공사들이 비용 정산을 이유로 조합 계좌를 압류할 것을 우려해 자금을 인출했다.
이후 A 씨는 이 돈을 보관하다 모두 운영비 통장으로 다시 입금했고, 용역비 등으로 정상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합 돈을 움직이려면 이사회 통보가 필수인데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며 “비상대책위(일반분양추진위)가 꼬투리를 잡으려고 음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소인 측은 입금된 돈의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맞섰다. 고소인 측은 “A 씨가 증거로 내민 입금 전표 또한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며 “출금한 수표의 행방이나 자금추적만 해도 명확해질 사건을 무슨 이유로 시간을 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조합원들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수사 지연을 규탄했다. 이들은 “40억이라는 거액의 자금을 2년이 다 돼가도록 밝히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나”며 경찰의 수사 의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현행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경찰은 고소·고발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역시 접수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이행해야 한다. 이에 대해 경찰은 동일한 내용의 뇌물 사건이 별도로 접수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기존 수사팀에서 진행 중인 다른 사건과 중복 수사를 피하기 위해 해당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작년 3월쯤에 동일 내용의 사건이 들어왔는데 사건 관계자들이 출석을 하지 않아 7월께 조사가 시작됐다”며 “다른 팀에서 진행 중인 조사가 거의 마무리 돼가기 때문에 이 사건은 곧 종결될 것이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