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이 키우는 연주자… 낙동아트센터의 새로운 실험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시그니처 아티스트’로 장기 협력 구조 구축
유망 음악가에 지속 무대 제공해
지역 연주자도 육성하며 공연 생태계 선순환

지난 16일 낙동아트센터에서 열린 낙 시그니처 아티스트 위촉식. 왼쪽 두 번째부터 양진우 첼리스트, 서형민 피아니스트, 홍승아 첼리스트(왼쪽 다섯 번째), 진영훈 바이올리니스트(왼쪽 여섯 번째). 낙동아트센터 제공 지난 16일 낙동아트센터에서 열린 낙 시그니처 아티스트 위촉식. 왼쪽 두 번째부터 양진우 첼리스트, 서형민 피아니스트, 홍승아 첼리스트(왼쪽 다섯 번째), 진영훈 바이올리니스트(왼쪽 여섯 번째). 낙동아트센터 제공

올해 개관한 낙동아트센터가 분주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성공적인 개관 페스티벌 직후 공연장이 국내 유망 음악가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이례적인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지역의 청년 음악가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도 병행하며 지역 공연계 내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낙동아트센터는 ‘낙 시그니처 아티스트(NAC Signature Artist)’ 5명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서형민 피아니스트, 홍승아·양진우 첼리스트, 김윤희·진영훈 바이올리니스트가 이름을 올렸다. 음악학과 교수 등 외부 전문가 자문과 국내외 콩쿠르 수상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됐다.

이번 낙 시그니처 아티스트 프로젝트 핵심은 연주 기회가 부족했던 음악가들에게 공연장이 지속적인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 아티스트로 선정된 이들은 낙동아트센터 기획공연을 비롯해 마티네 콘서트 시리즈, 실내악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시민들과 꾸준히 만날 예정이다.

낙동아트센터에 따르면 낙 시그니처 아티스트 무대는 올해 약 20회 예정돼 있다. 특히 오는 7월 예정된 지역 민간 교향악 축제에서는 낙 시그니처 아티스트 전원이 지역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공연장이 직접 음악가를 선정해 장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는 매우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통상 공연장과 음악가는 초청 공연 등 단발성 관계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낙동아트센터 측은 공연장과 음악가가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지향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장이 음악가에게 지속적으로 무대를 제공하면, 시민들은 보다 쉽게 수준 높은 공연을 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연장이 음악가와 시민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에 선정된 낙 시그니처 아티스트들의 음악적 역량이 모두 뛰어난 것으로 평가돼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현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만 35세인 서형민은 영국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독일 본 베토벤 국제 콩쿠르 등 세계적 권위의 대회에서 수상한 역량 있는 피아니스트다. 또한 베토벤의 7대 직계 제자인 임마누엘 엑스 교수에게 사사했다.

김윤희 바이올리니스트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만 19세의 나이로 최연소 졸업했으며, 이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올해 만 17세인 막내 양진우 첼리스트는 ‘2026년 파르두비체 국제콩쿠르 한국 본선’ 2위 등 각종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서형민 피아니스트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부산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라며 “음악가의 이름을 건 시리즈를 맡는 것도, 1년 동안 지속적으로 무대에 서는 것도 처음이라 매우 설렌다”고 말했다.

지역 음악가를 성장시키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낙동아트센터는 ‘2026 Young Soloists@NAC’으로 지역 음악가 7개 팀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선정된 7개 팀은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낙동아트센터에서 각각 한 차례씩 리사이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가에게 리허설, 공연 제작 등 실제 공연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특히 지원 조건을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만 39세 이하 청년 음악가로 한정해 지역 음악가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향후 음악 활동에 도움이 되는 공식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공연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낙동아트센터 송필석 관장은 “잠재력 있는 음악가들이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연장이 지속적인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젊은 음악가들을 적극 지원해 낙동아트센터만의 예술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