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공들인 ‘대왕암 해상케이블카’ 결국 원점으로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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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유예 종료로 정리 착수
PF 난항·공사비 급등에 발목
사업 정상화 수 년 걸릴 전망

울산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조감도. 동구 관광산업의 핵심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자금난과 PF 난항으로 5년 가까이 표류했다. 최근 착공 유예기간 종료로 울산시가 시행사와의 협약 해지에 착수하며 사업은 원점 재검토 위기에 처했다. 울산시 제공 울산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조감도. 동구 관광산업의 핵심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자금난과 PF 난항으로 5년 가까이 표류했다. 최근 착공 유예기간 종료로 울산시가 시행사와의 협약 해지에 착수하며 사업은 원점 재검토 위기에 처했다. 울산시 제공

울산 동구의 미래 먹거리이자 관광 산업의 핵심인 ‘대왕암 해상케이블카’ 조성 사업이 시행사와의 협약 해지 절차에 들어가며 사실상 원점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울산시는 최근 대왕암 해상케이블카 사업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울산관광발전곤돌라(주)와의 협약을 해지하기로 가닥을 잡고 행정절차에 들어갔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021년 5월 사업 추진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지역 관광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은 지 4년 10개월 만이다.

대왕암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민간자본 665억 원을 들여 동구 대왕암공원과 일산수산물판매센터 인근을 잇는 길이 1.5km 규모의 케이블카와 0.94km 집라인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울산시는 이 시설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레포츠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조선업 위주인 동구의 경제 구조에 관광을 더해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협약 당시에는 2022년 2월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대외적으로 각종 악재가 겹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과 공사 비용이 급등했고, 고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100% 민자 사업인 만큼 시행사의 자금난이 곧장 사업 표류로 이어진 것이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울산 대왕암공원. 부산일보DB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울산 대왕암공원. 부산일보DB

울산시는 지난해 10월 말이었던 최종 착공 기한이 경과하자 90일간의 추가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올해 2월 말까지는 협약 효력을 유지한 채 시행사의 자금 조달 계획과 증빙 서류 등을 최종 검토하며 정상 추진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그러나 시행사 측은 유예기간이 끝날 때까지도 구체적인 자금 확보 계획이나 이를 증빙할 서류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사이 김두겸 울산시장과 김종훈 전 동구청장이 “약속된 기한 내 착공하지 못하면 결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으나, 결국 가시적인 진척이 이뤄지지 않았다. 울산시는 추가 유예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관련 법령과 협약서에 근거해 이달부터 협약 해지를 위한 법률적 쟁점 검토와 행정절차를 밟기로 했다.

협약이 해지되더라도 사업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시행사가 토지 보상비와 설계비 등으로 이미 투입한 40억 원에 가까운 사업비 정산 문제가 변수로 꼽힌다. 비용 정산을 둘러싼 이견으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사업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기존 사업자가 물러난 뒤 새로운 사업자를 공모해 선정하는 데만 최소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사업 일정은 수년 단위로 지연될 수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그동안 수차례 사업 이행을 촉구했으나 정상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해 협약을 해지하는 쪽으로 결정했다”며 “시행사와의 협약을 해지하더라도 사업 자체를 철회하는 것은 아니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새 시행사 모집 등 재추진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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