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자치조직·재정·도시개발… 지역 요구안 죄다 빠졌다”
박 시장, 정부·여당안 문제 지적
통합 인센티브 예산도 명기 없어
경남도 중앙정부 태도 변화 촉구
부산시와 경남도가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둔 행정통합 특별법을 ‘분권 없는 빈껍데기’라고 직격했다. 양 지자체는 정부와 여당이 특별법을 강행 통과 시킨 후 선거를 치르게 하는 것은 단순한 무책임을 넘어 권력을 남용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 시장은 24일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백브리핑을 갖고 “행정통합은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을 중앙집권에서 분권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지만, 지금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통합법은 중앙정부의 행정 권한이나 재정권 중 무엇 하나 내놓은 것이 없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국회가 처리하려는 특별법안은 전남광주·대구경북·대전충남 발의안의 공통 특례와 경남부산 특별법 초안과 비교할 때 자치조직과 재정은 물론 도시개발을 비롯한 모든 부문에서 지역이 요구한 분권 관련 내용이 빠지거나 대폭 약화됐다.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전남광주·대구경북·대전충남 특별법안을 두고 박 시장은 자치입법권과 재정권이 확대되지 않았고 인사·조직 자율 운영권도 이양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별행정기관 이양과 국토 이용권도 이전과 변화가 없다는 게 박 시장의 주장이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의 법률 시행령 규정 지침은 여전하고, 강력한 중앙집권의 규제 틀 또한 변함이 없다”며 “지방세 비율 조정도, 통합특별시에 인센티브로 준다는 예산도 법에는 전혀 명기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행정기관 이양도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하라는 것은 결국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린벨트·상수도보호구역 조정권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권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박 시장은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앞으로 자치단체 통합 기준이 될 텐데, 해로운 기준으로 무슨 이로운 통합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고 “부산과 경남처럼 주민 의사에 기초해 분권 있는 통합을 하려는 지방에도 큰 해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행정통합을 꺼내든 이재명 대통령을 상대로 박 시장은 정부 여당이 일방적으로 속도전을 해 가며 밀어붙이는 행정통합이 선거용 졸속 통합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경남도 역시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두고 “자치권이 실종된 허울뿐인 통합”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경남도는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통합특별법안이 지역의 실질적인 자립을 보장하지 못하는 알맹이 없는 껍데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국회 심의 과정에 삭제되거나 후퇴한 4가지 핵심 사안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중앙정부와 국회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경남도가 지적한 핵심 사안은 자치입법권과 재정권의 실종, 조직 운영권 부족 등이다. 경남도는 “지방분권의 본질은 지역이 당면한 문제를 지역 스스로가 제정한 조례를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있지만, 국회에서 논의 중인 통합특별법안에는 조례 제정 시 중앙부처의 사전 협의·동의 절차를 그대로 뒀다”라면서 “이는 지역 스스로의 정책 결정을 가로막는 과거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규모 기반 시설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조항이 일괄 삭제된 것은 매우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경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고 지역 주도의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앙의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